정찬흥 논설위원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다,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했던 의열단 결성 100주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과의 갈등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본은 우리를 전략물자 수출규제완화 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했고, 우리나라도 이에 맞서 대일본 전략물자 수출절차를 강화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불가 조치는 이미 10일 전에 단행됐다.
이처럼 한일 간 무역 전쟁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인천지역 곳곳에서 'NO아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인천참여실천시민연대 등 인천지역 11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26일 오후 동암역 북광장에서 'NO아베 일본 규탄집회'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인천시민들은 일본이 촉발한 경제 전쟁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일제의 만행과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강연회, 토론회도 줄을 잇는다. 생명평화포럼은 오는 5일 오후 부평아트센터에서 몽양 여운형 선생을 기리는 강연회를 개최한다. '시대를 앞서간 민족지도자 몽양 여운형'이라는 제목의 이날 행사에서는 장원석 몽양기념관 학예실장이 선생의 일대기를 소개한다.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와 인천민주화운동센터는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과 불매운동, 북미협상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발제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이민우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유정섭 인천평통사 사무국장, 지창영 평화협정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안재환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부이사장이 토론에 참여한다.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의 행사는 올 들어 7번째다. 지난 4월에는 '인천의 3·1운동과 한성임시정부, 그 영향', 5월에는 '조미수호통상수호조약 체결장소와 기념 방식', 6월에는 '백범 김구와 인천, 기념사업의 방향', 7월에는 '인천역사편찬원 설립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특히 8월22일 '부평 조병창과 미군기지, 묻혀 있는 역사'를 주제로 진행된 6차 포럼 때는 현장에 있는 자료집이 동날 정도로 시민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일본과의 무역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 인한 여러 어려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마음을 한곳에 모아 슬기롭게 맞서 나간다면, 왜곡된 한일 간의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세대와 계층, 이념을 넘어선 온 국민의 대단결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