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통문화 지킴이' 멈추지 않는다

지역정체성 반영 프로그램 등 '변화 거듭'
"과거·현재 통해 미래 상상하도록 도울 것"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어떤 곳이고, 이 곳에서 나는 어떤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자 미래의 과거라고 한다.

김포문화원 정현채(58·사진) 사무국장은 이런 명제를 지역문화 속에서 실천해 나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지역문화원의 역할 중 하나 아닐까요."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흔히 운영되는 문화강좌 프로그램 정도만 운영될 정도로 지역문화원 본연의 기능이 급속히 쇠퇴해 가던 김포문화원이 그의 사무국장 취임으로 건강한 변화가 거듭되고 있다.

취임 후 그는 '생뚱맞다'는 비난까지 받아 왔던 문화원 명맥 유지용으로 운영되던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이를 대신해 그는 지역상황과 정체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김포문화원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지원을 받아 오는 11월까지 운영되는 '접경지역 김포문화 이야기'를 시작으로 2017년 출범 후 활동이 전무했던 '김포민속예술 보존회' 활동을 이끌어냈다. 지도자 양성과정과 함께 진행되는 '접경지역 김포문화 이야기'는 김포의 역사와 민속예술, 근대문화, 유형문화, 설화 등을 통해 김포시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어떤 동네인지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그는 교사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김포역사교육'과 '서당'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접경지역인 김포에서 분단의 그늘진 마음을 생활에서 풀어내는 '철책선 문화유적 탐방'과 '포구마을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접경지역은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죠. 평야와 한강을 끼고 있는 군사보호지역이라 다행히 아직 곳곳에 보존해야 할 다양한 전통문화가 남아있어요."

그는 지난 5월 김포문화원 사무국장이 되기 전까지 28년간 통진고등학교(김포)에서 교편을 잡았다. 1990년 교사로 김포와 연을 맺은 그는 산업정보과목 교사로 농악반 지도교사를 담당하며 지난해 8월 퇴직 전까지 아이들에게 '통진두레놀이', '지경다지', '조강치군패놀이' 등 김포지역 전통문화를 전수해 왔다.

이런 그의 노력이 더해져 '통진두레놀이'는 1997년 제3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경기도 무형문화재 38호로 지정됐다. 2006년 12월 재현에 성공한 '조강치군패놀이'를 제21회 '경기도민속예술제'에서 선보여 예술상을 수상하는데도 기여했다.

"지역 전통문화의 훼손과 단절은 지역사회의 무관심에서 시작된다"는 그는 전통문화가 미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김포문화원이 지역전통 문화 지킴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