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저널리스트
▲ 연평도의 구지도. 김성환, 2019년.
▲ 연평도의 구지도. 김성환, 2019년.

 

지난 주말에 '서해평화리서치투어'의 일환으로 연평도를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연평도는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삶의 터전을 언제든 등지고 떠날 준비를 했던 섬 주민들은 이제 긴 호흡으로 미래를 향한 새 꿈을 꾸고 있다. 줄어든 관광객을 다시 불러오기 위한 인천시와 옹진군의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연평도에 딸린 섬 구지도(옹진군 연평면 연평리 산 18-1~3)에 첫발을 디뎠다. 이번 투어 코스에 한때 포격연습장으로 사용돼 출입이 금지되었던 이 섬이 포함돼 있다. 연평도 관광의 새로운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는 무인도 투어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 섬에서 냉전시대의 유물인 포탄의 흔적들을 간혹 볼 수 있다는 안내자의 말에 조금 긴장도 됐다.

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청정한 자연생태계를 기대했던 나의 눈에는 해양 오염으로 생태 기능을 잃어가는 무인도의 모습이 먼저 와닿았다. 멸종위기종 1급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 2급인 검은머리물떼새가 대량 서식했던 곳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 새들의 사체가 뒹굴었고 거대한 해양쓰레기의 전시장 같았다.
서해 5도가 진정 평화의 섬으로 안보와 생태관광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파괴된 환경의 복구와 이를 복원하기 위한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건 나만의 감정일까.

인천시는 천혜의 아름다움과 비경을 간직한 서해의 섬들을 평화와 안보, 자연생태관광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긴 안목을 가지고 훼손된 섬의 생태계 조사와 복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섬의 가치를 키워나가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도 그 속에 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