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정·김선형 지음, 파람, 252쪽, 1만8000원

"밥상에 오른 쑥국을 보면서 쑥의 종류가 60여 종이 넘는다는 사실과 함께 피부에 탄력과 윤기를 주는 개똥쑥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여름철 담벼락에 늘어지게 핀 능소화에 피부 재생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능소화가 새롭게 보일 것이다. 연못에 떠 있는 개구리밥, 반찬으로 먹던 우엉의 씨인 우방자, 가을철 등산길에서 만나는 작은 밤송이 같은 도꼬마리 열매인 창이자, 척박한 땅 어디서든 잘 자라는 민들레 … 이 모든 것들이 우리 피부에 좋은 약초라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들어가는 말' 중에서 5쪽)

'약초'하면 쓴 냄새가 나는 '한약재'가 먼저 떠오른다. 약초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보기보다 전래의 민간요법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합성신약의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제약업계는 천연소재에서 신약 성분을 찾고 있으며, 화장품업계도 천연소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바로 그 천연소재로 오랜 역사 속에서 사용되어 왔던 약초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은이들은 옛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피부에 좋은 약초를 소개하고 있다. 서양의 약초인 허브에 비해 외면되었던 우리의 약초를 '피부에 좋은 성분'이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했다. 과거의 기록과 최근의 과학적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썼으며,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는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책에 실린 약초들은 대부분 생소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일상에서 접했던 약초일 수 있다. 별거 아니라 여겼던 잡초도 알고 보면 피부에 좋은 약초인 경우도 많다. 이 책을 통해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활발히 연구·개발 중인 약초의 유구한 역사와 방대한 스토리를 알 수 있게 된다.

본문 내용은 약초에 대한 과거문헌과 최근 연구자료를 모두 원문 대조하여 확인하고 참고문헌으로 책에 실었다. 최근 연구자료 중 특허 부분은 공개등록특허를 책에 인용했고, 책 본문은 모두 한의사의 감수를 받아 전문성을 높였다. 잘못 알려진 약초의 효능도 많아 정확한 내용을 독자들에게 알기쉽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피부 효능별 약초 찾아보기'가 있어 피부 상태에 맞는 약초를 찾아볼 수 있고, '약초와 관련된 특허 정보'로 제품화를 위한 연구 동향도 알 수 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