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문화·관광 교류 '인천선언'에 "아베 이중플레이"
▲ 지난달 30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9 제11회 한중일 문화·관광 장관회의 인천 선언문 서명식'에서 시바야마 마사히코(왼쪽부터) 일본 문부과학상,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뤄수강 중국 문화여유부 부장이 선언문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올해 인천에서 열린 '한·중·일 문화·관광 장관회의'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 이후 깊어지는 한·일 갈등 속에서 공식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동아시아 3국 문화·관광 장관회의는 3국 정세에 따라 개최 유무가 불확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문화·관광 교류 협력에 대한 3국 대표단의 공감과는 별개로 여전히 역사 인식 갈등과 같은 정치외교적 과제는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달 29일 한·일 수출규제 조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3국 장관과 대표단이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모였다. 이들은 30일 교류·협력 의지를 강조한 '인천선언문'을 공동 발표했으며, 문화·관광 분야별 장관 양자회의를 잇따라 열며 의견을 교환했다.

동북아 3개국이 문화·관광 분야에서 장관회의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일본 훗카이도에서 열린 첫 관광장관회의에서는 "2010년까지 1700만명의 민간 관광교류를 키우겠다"는 선언문이 채택됐다.

하지만 2012년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고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키고,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며 장관회의는 계속 연기됐다. 2011년부터 계속 열린 문화장관회의와 달리, 관광장관들은 2011년 평창 회의 이후 비정기적으로 만났다.

올해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에도 장관회의는 예정대로 열렸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0일 관광 협력 공동선언문 채택 직후 "8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관광장관회의는 미래 지향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다룰 수 있었다"며 "관광 교류로 동북아 평화가 정착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시이 게이치 일본 국토교통성 대신은 "상호 신뢰관계 구축이 동북아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한·일 간 갈등 분위기 속에서 민간 영역의 반발은 여전했다. 정치·외교적 문제 해결 없이 선언문 수준의 협력 약속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행사장 밖에서 일본정부 항의 기자회견을 연 시민단체 'NO아베 인천행동'는 "이시이 게이치 일본 국토교통성 대신은 외교와 관광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아베 정부의 몰염치한 이중플레이에 불과하다"며 "진정으로 교류·협력하려면 과거사에 대해 참회하고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정당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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