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교육대학원 교수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시간이다'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오는 신중년들의 앙코르 인생 변주곡을 만나본다. 꽃중년으로도 불리는 5060 신중년 세대들, 그들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제3의 앙코르 인생을 찾고자 나이도 잊은 채 곳곳의 배움 현장을 누빈다. 그들의 '신 공부열전' 신드롬이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50대와 60대를 일컬어 '신중년'이라 부른다. 짧게는 20년에서 30년, 길게는 50년 가까운 '다음 삶'에 대한 준비 없이 무방비 상태로 은퇴를 맞았던 그들이 이제 다시 앙코르 인생을 찾아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새롭고 멋진 신중년 새 출발을 위해 앙코르 인생학교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공부에서 답을 찾으려는 신중년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이어진다. 이름만으로도 매력적이고 신선하고 다채로운 색다른 학교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경기 성남의 '신중년 신세계 시민학교'·수원 '시니어 학습플랫폼 뭐라도 학교'·오산 '백년시민대학', 서울 '50플러스 인생학교'·서초구 '서리풀 시니어 새로이 학교', 경북 칠곡의 '사부작학교' 등등 삶의 반전이 기대되는 신중년 학교들의 등장이다.
쉰 무렵, 문득 지금까지 숨가쁘게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고 잃어버린 나를 찾고자 모인 사람들이다. 나는 누구인지, 내가 잘 할 수 있고 인생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고자 가슴 뛰는 인생의 새 출발 학교의 문을 두드린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배움에서 자신의 참 인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빽빽이 모여든다. <앙코르 내 인생>이란 책에서 전하듯 '인생의 무대는 마지막까지 조명을 끄지 않는다. 그 무대를 비워두는 건 한 번뿐인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은퇴 후 나는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밥벌이 첫 무대에서 가슴 뛰는 삶의 무대로…'라는 훈수가 무척이나 마음에 와닿는다. '100세를 살아보니'라는 노학자의 성찰도 가슴을 울린다. 나이듦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가르침, 인생의 절정은 60세 이후였고 75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을 수 있었다는 노학자의 성찰이 문득 배움으로 다가온다.
앙코르 인생학교에서 40세 이후 서드 에이지의 가치와 참 매력을 만나는 사람들이다. '50플러스 인생학교'의 신중년들은 이곳을 '조금은 다른 삶에 이타적인 용기를 더하는 학교, 도전의 용기와 함께 하는 즐거움을 준 희망의 등대, 두 번째 삶에 대한 충실한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학교' 라고 전한다. 평범한 그들에게서 지혜로운 시대의 스승을 만나본다.

최근 문을 연 성남 '신중년 신세계 시민학교'의 이색적인 움직임도 반갑다. 12주 과정의 다채로운 시민학교 강좌에 자신의 재능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50세에서 64세 사이의 신중년들이 줄지어 모여들고 있다. '신중년 신세계로부터'라는 입학설명회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몰려든 수백명의 시민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중년 인생을 설계하는 '어쩌다 신중년, 인생절정학교'와 '신중년 인생의 맛과 향을 채우는 글로벌 칵테일'에서부터 '달콤한 인생을 반려하는 일상 속 식물 인테리어', '반려견 1천만 시대, 새로운 가족 반려견 스페셜 케어', 모바일 영상 콘텐츠 기획·촬영기법을 배우는 '어쩌다 신중년, 이쯤에서 영상으로 말하다', 집수리를 배우는 '내 손길이 닿아 같은 공간 다른 느낌, 마이홈 생활기술' 등등 색다른 신중년 기호 프로그램들이 다수 선을 보였다.

교육 이수 후 '제3섹터 시민되기'라는 워크숍을 통해 단순히 교육으로 그치지 않고 그 다음으로 연결되는 지역사회 재능 나눔 실천과 봉사, 배운 것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 나누는 사회적 가치 공유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 또한 기대를 걸어 봄직하다.

이제껏 가족과 회사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내가 은퇴 이후 오랜 무기력과 내 나이 쉰 즈음에 다시 가고 싶은 학교가 필요했다는 50플러스 인생학교 사람들, 생애전환기 50에 비로소 '오롯이 내가 되어 보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는 '뭐라도학교' 인생수업 교실의 사람들, 이 곳에서 그들은 배움을 통해 거듭나고 또 거듭나며 비로소 '품격있는, 높아지는 나'를 만난다.

그들의 '매듭짓고 다시 시작하기' 앙코르 인생 행진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는 신중년들의 거침없는 인생 앙코르 행진에 멋진 웨딩행진곡이라도 울려주며 한껏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