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빈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경위

최근 제주에서 운전자 간 사소한 앞지르기 시비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전자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
차량의 등화(전조등, 방향지시등 등)를 작동하지 않느냐는 항의에 반발한 시비와 폭행이었다.
그렇다면 등화를 작동하는 것과 운전자 간 시비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간혹 사소한 운전 습관, 교통 법규 불이행에 따른 물리적인 상황이 운전자 간 감정적 시비를 촉발시키는 큰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라나라는 운전자의 60%이상이 주간에 전조등을 켜지않고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주간전조등 켜기만으로 약 28%의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있고, 사회적 손실비용이 연 1조2500억원 감소된다고 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은 1960년대 초 텍사스주부터 주간전조등 켜기를 해 180여개 사업용 운수업체 대상 현황 분석 결과 교통사고가 38%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핀란드, 캐나다, 스웨덴 등 주요 국가에서 주간전조등 켜기 법제화를 시행한 결과 유럽 전역에서는 최소 11%에서 최대 44%까지 교통사고가 감소됐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 국방부는 군용차량에 대해 주간전조등 점등 운행을 규정화해 현재 시행 중에 있다.
이는 전조등 점등으로 인해 전·후방 차량의 존재가 쉽게 파악되고, 그만큼 시인성이 높아 운전자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여러 유형의 교통사고들이 상당 부분 감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제·사회·문화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있는 우리나라가 주간전조등 켜기의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운전자들 스스로에게 운전 습관, 교통 예절 준수 등을 요구하는 것만이 아닌 적극적 법제화 등의 실천 방안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