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B(수도권 광역급행철도)노선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통과로 인천지역이 축제분위기다. 특히 철도의 출발점인 송도국제도시는 인기가수를 초청한 경축음악제까지 개최했다. 거리 곳곳에는 여야 정당이 내건 형형색색의 플래카드로 넘쳐난다. 민주당, 자유한국당은 물론 '토건 중심의 개발 반대'를 강령으로 내세운 정의당까지 가세했다.
예타 통과 이후 가장 먼저 고개를 든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앞으로 아파트 값이 얼마나 오를 것인가를 두고 주판알을 튀기는데 분주하다. 일부지역에서는 관광산업 활성화와 산업단지 전환 기대도 내비친다. 하지만 GTX-B가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전망은 성급한 기대일 수 있다. 송도에서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27분으로 단축되면서 걱정의 목소리도 함께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소비의 서울 쏠림 가속화 우려다.

인천연구원은 지난 25일 "인천시민의 서울 쇼핑 비중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조승헌 박사는 '편리한 접근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서울로 가는데 필요한 시간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GTX-B가 건설돼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 역외소비도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천은 요즘 시민들의 소비를 지역에 묶어두기 위해 e음카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자체의 재정난에다 수도권매립지 돈까지 끌어다 쓴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강행하는 정책이다. GTX-B가 시 정책과 충돌하는 지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이런 부분에서 나온다. 5조7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비 조달과 수지타산 유지 여부도 여전한 과제다. 지난 4월,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와 잠실을 오가는 광역급행버스 2개 노선이 폐선됐다. 이용객들이 없어 수지를 맞추지 못한 업체가 노선을 없애버린 것이다.

인천은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로 인해 시 재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지금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붓고 있다. GTX-B가 인천의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