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시설 외 허허벌판 방치
6개 부지 중 4곳은 환수 돼
수년째 조성계획도 미공개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연구복합단지로 꼽혔던 송도 BRC(Bio Research Complex) 사업이 10년째 답보상태다.

뇌질환을 연구한다던 '브레인밸리(Brain Valley)'의 조성계획이 수년째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다, 해당 부지도 경제청에 환수돼 갈길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BRC조성사업은 2009년 12월부터 의료·바이오분야 연구·개발(브레인밸리)과 아파트형공장(스마트밸리), 지원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가천길재단은 이 사업을 위해 IBM·인천도시개발공사와 함께 특수목적법인 ㈜BRC를 설립하고, 인천시로부터 송도 5공구 내 연수구 송도동 203-3번지 등 6개 획지 20만5793㎡를 조성원가인 3.3㎡당 158만원에 매입했다. 8204억원을 들여 IBM, GE 헬스케어, R&D 센터, 벨연구소 등 10여개의 연구소와 바이오메디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BRC는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인 스마트밸리를 통해 분양·임대 수익을 거두고, 나머지 부지에는 연구동 2개만을 지어놓은채 수년간 허허벌판으로 방치됐다.

인천경제청은 사업 진척이 없자 2014년 송도동 206번지, 2015년에는 송도동 204·205번지 부지를 환수했다.
206번지에는 현재 국내 9개 제조업체에 되팔아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상태이며, BRC가 연면적 3만㎡ 규모의 R&D센터를 짓겠다던 204번지 역시 올 2월 공모를 통해 국내기업에 토지매매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5공구에 위치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있는 205번지는 212-3번지와 맞바꾸며 주민들을 위한 상업시설용지로 용도를 변경했다.

결국 BRC가 2009년 매입했던 6개 획지 가운데 현재 2개 획지만 남아있는 상태로, BRC의 브레인밸리 사업은 기존 계획대로 조성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BRC는 2016년 11월에서야 연구3동 착공식과 브레인밸리 기공식을 갖고, 2017년 6월 브레인밸리 개발계획 연구용역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의뢰했지만 현재까지 인천경제청에 사업계획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브레인밸리의 핵심시설이자 세계 유수의 의료기기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던 의료복합단지(Medical Complex)와 R&D센터도 현재까지 공개된 계획이 없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BRC가 2009년 이후 이렇다할 사업계획서를 내놓지 않아 부지환수 조치를 한 것"이라며 "잔여부지에 대해서는 행정이나 법적으로 할 수 있는게 없지만 나대지로 놔둘 수도 없어 사업계획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RC 관계자는 "BRC 하나만 주도하는게 아니라 여러기관이 함께 관여하는 만큼 사업계획서로 제시하기 힘들다"며 "사업은 정상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