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공항공사 대한민국 수주지원단과 페루 교통통신부 회의에서 한국공항공사 손창완(오른쪽 두 번째) 사장과 페루 교통통신부 파빅(오른쪽 세번째) 항공실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공항공사

 

 

마추픽추 관문· 50㎞ 거리 350억원 규모·2024년 완공 향후 유지보수 수주 기대


에콰도르 만타공항 운영권 인수 추진 … 사업 제안서 전달


한국공항공사가 정부간 계약 사업을 통해 350억원 규모의 페루 친체로 신국제공항 건설관리 사업을 수주했다. 에콰도르 공항운영권 사업 수주도 기대된다.

한국공항공사는 중남미 외에 우즈베키스탄, 터키, 필리핀, 수단 등에 자체개발한 항행안전장비를 수출하는 등 한국형 스마트공항 서비스를 매개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공사가 주도한 한국컨소시엄 '팀코리아'가 페루 정부로부터 '친체로 공항건설 총괄관리(PMO)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세부 항목을 협의중이라고 26일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컨소시엄이 PMO사업을 수주함에 따라 세계적 관광지인 마추픽추의 관문공항이 될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에는 국내 건설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기업이 외국 정부로부터 인프라 사업을 PMO 형태로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해외 주요 건설사업에서 한국 업체들은 설계와 부품·자재조달, 공사 등을 수행하는 EPC(설계·조달·시공) 형태로 참여해왔다. PMO는 EPC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사업형태로, 한국공항공사 컨소시엄이 발주처인 페루 정부를 대신해 시공업체 선정과 공정관리, 시운전까지 모두 진행한다.

페루 정부는 성공적인 공항건설 및 운영 경험을 보유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사업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 한국 등 6개국이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해외건설협회, KOTRA 등이 팀코리아를 구성해 생체정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활용, 4D 설계, 공항과 연계한 스마트시티 조성 등 한국형 스마트공항을 집중 설명해 수주에 이르게 됐다.

친체로 신공항은 잉카문명 유적지인 마추픽추에서 50㎞ 떨어진 쿠스코 인근에 건설되며 2024년 완공 예정이다. 4만6900㎡ 규모의 여객터미널과 탑승구 13개, 4㎞ 활주로 1본을 갖춰 연간 450만~570만명의 이용이 가능하다.

친체로 신공항 건설 후 2차로 진행하게 될 유지보수(ONM)사업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 친체로 신공항은 연간 수용 여객수 570만명 규모로, ONM사업을 추가 수주할 경우 한국공항공사는 수십년간 안정적 외화획득의 기회를 얻게 된다.

공항공사는 발주처인 페루 정부를 대신해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사 진행을 총괄관리한다. 계약 세부 조건을 검토한 뒤 빠른 시일 내 페루 정부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공항공사는 인근의 에콰도르 만타공항 운영권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이낙연 총리의 중남미 순방에 맞춰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 참여 제안서를 오토소넨홀츠너 부통령에게 전달했다.

제안서를 통해 현재 국내선 위주로 운영 중인 만타공항이 앞으로 국제공항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활성화 전략을 적용한 중장기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에콰도르 정부도 해외 민간기업의 선진 운영기법 도입과 공항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매우 높다. 만타지역은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갈라파고스제도 인접지다. 만타공항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위탁이 아닌 직접 운영방식이어서다.

공항시설의 단순 관리로 수수료를 받는 위탁관리사업과는 달리 장기간 경영권을 이양받아 시설관리, 운영, 투자개발 등 공항 전반의 업무를 수행하고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 프로젝트 수주는 국내 최초의 해외공항 운영사업권 확보를 의미한다. 이 경우 한국공항공사는 페루 친체로 신공항 PMO사업 수주에 따른 해외 신공항 건설과 함께 해외공항 직접 운영이란 실적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현재 만타공항은 지진 피해로 여객터미널 복구공사를 진행 중이다. 2020년 복구가 완료되면 공항공사는 SPC(특수목적법인)을 설립, 오는 2021년부터 2050년까지 30년 간 만타공항 운영이 기대된다.

전 세계 항공수요 팽창으로 신공항 건설과 운영권 사업이 늘면서 사업참여 요청도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다. 지역별로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동남아는 물론 중남미와 중부유럽까지 다양하다. 이에 따른 옥석가리기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발주처인 페루 정부를 대신해 시공업체를 직접 선정하고 공정관리는 물론 시운전까지 모두 진행하는 만큼 이미 세계 건설시장에서 기술력과 추진력이 검증된 한국건설기업들도 동반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형 스마트공항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