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나 중구 사례관리사
맞춤서비스 넘어 '내면 케어'
더 나은 삶 살도록 돕는게 일
▲ 최근 중구청에서 만난 오한나 사례관리사가 사례관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례관리는 위기에 처한 주민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거예요."

인천 중구청 희망복지팀에서 10년째 사례관리사로 활동 중인 오한나씨는 사례관리의 의미를 이 같이 정의했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원하는 것은 단순한 사안이지만 사례관리는 조금 더 전문적이라는 설명이다.

"관리 대상자들은 갑작스럽게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공공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정보가 없어서 잘 모르시죠. 이분들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찾아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사례관리는 지속성이 필요한 업무로 대상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대상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삶에 대한 태도를 확인하고 이끌어주는 것 또한 사례관리사의 임무다.

"최근 8년 전 사례관리를 통해 만났던 어르신께 연락이 왔어요. 컨테이너에 살고 계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으셨죠.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저한테 전화를 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보나 작은 의견을 드리는 것뿐인데 그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셔서 연락을 주실 때면 감사하고 가장 보람을 느껴요. 모든 사례에 정성과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오씨는 우리 주변에 생각 보다 많은 이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오다가 질환 때문에 직장을 잃어 당장 생계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

"위기에 닥쳤을 경우에 젊으신 분들은 그나마 그동안 모은 돈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은 어떤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지조차 잘 모르세요. 이럴 때면 지인이나 주변 이웃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사례관리사의 지원이 있기 전까지 아무것도 모른 채 발만 동동 굴러야 하기 때문이죠."

올해 중구지역 사례관리 대상은 총 87가구다. 이 중 오씨가 맡은 사례는 17개, 그는 매일 같이 무사히 하루가 지나가길 바란다.

"사례관리사로 일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돼요. 대상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하죠.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 제가 관리하는 분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희망과 힘을 얻는 것이 가장 큰 바람입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