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시도지사 간담회서 지난 4월 이 대표에 언급한 '방폐장 아이디어를…' 반복재생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박남춘 인천시장과 시·도지사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환경부의 후보지 공모 참여 거부로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할 대체 매립지 조성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자 박남춘 인천시장이 22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향해 "국무총리 시절 방폐장(방사성폐기물처분장) 부지를 결정한 것처럼 아이디어를 내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넉 달 전 인천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회의 때와 '판박이 발언'이다. 정부·여당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인천시는 자체 매립지 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여당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회의를 주재한 이 대표에게 "그동안 인천시·경기도·서울시와 환경부가 협의했지만 획기적 아이디어가 없으면 (조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인천 시민들은 30년 넘게 매립지 부담을 안고 지내고 있다. 당에서도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폐장을 모델 삼은 대체 매립지 협조 요청은 지난 4월17일 인천시청에서 열렸던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 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박 시장은 이 대표가 경주 방폐장 유치를 이끈 경험을 언급하며 대체 매립지 조성에 정부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상당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인천·경기·서울·환경부가 논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당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약속에도 대체 매립지 조성 논의는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환경부는 대체 매립지 공모에 공동 명의로 참여해 달라는 수도권 3개 시·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 지난 6일로 예정됐던 4자 회의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매립지 공모가 불투명해지자 인천시는 자체 매립지에 힘을 싣고 있다.

시는 이달 안에 '자체 매립지 조성 기본계획 및 타당성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수도권매립지정책개선단 관계자는 "환경부가 참여하지 않으면 대체 매립지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는 게 3개 시·도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발생지 처리 원칙을 따라 인천만의 매립지를 찾는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