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이상일 땐 발화 가능성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성시 물류창고 사고현장에 '불법 위험 물질'이 실제 보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성경찰서는 화재 폭발사고가 난 공장 지하 1층 창고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페인트 첨가물로 알려진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하 아조비스) 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아조비스는 충격이나 마찰에 민감해 점화원이 없더라도 대기 온도가 40도 이상일 경우에는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폭발 우려가 높은 '자가 반응성 물질'로 분류된다.
지정 수량(200㎏) 이상을 보관할 경우 반드시 관할 소방서에 이를 신고해야 하는 제5류 위험물이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지정 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저장 또는 취급한 자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경찰은 화재 직후 창고 관계자 등으로부터 지하 1층에 아조비스 등을 외부 업체로부터 의뢰받아 3.4t 가량을 보관 중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현재 공장 건물 지하 1층에는 화재 진압에 사용된 소화수 등 물이 가득 차 있어 아직 정밀 감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에 보관된 화학 물질이 물에 녹아 있기 때문에 전문 폐수처리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며 "아직 업체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밀 감식 이후 관련자들의 과실 여부를 가려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지난 6일 오후 1시15분쯤 안성시 종이상자 제조공장 건물 지하 1층에서 화재와 폭발이 일어나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1명이 순직했다. 또 다른 소방관 1명과 공장 관계자 9명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안성=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