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락 동패고 한국지리 교사]

교과서에 실린 한반도 산맥체계의 적합성 여부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일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가 제시한 땅 밑의 지질구조에 기반한 체계를 청산해 우리 고유 지리 문화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부터다.
2019년 학교 현장은 어떨까?
성정락 동패고 한국지리 교사는 "2007 개정 교육과정 무렵부터 시대적 흐름에 따라 국토 인식, 대동여지도, 산지 지형 등의 교육내용을 통해 산경도(백두대간)와 산맥도의 산지 인식 체계를 비교하거나 학습 자료로 활용하면서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의고사나 수능 문제에서도 산맥뿐만 아니라 산경도와 관련된 문제들도 등장하고 있어 지리 수업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했다.
다만 그는 산맥도와 산경도는 제작 기준이 달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야 한다고 설명한다. 산맥도는 지반운동이나 땅속의 지질 구조에 따라 구조적 위치와 방향의 유사성에 집중하지만 산경도는 유역 분수계를 기준으로 땅 위에 드러난 산지와 산줄기의 연속성을 중시한 탓이다.

성 교사는 "산맥도는 한반도의 지형발달 과정과 지하자원 분포 등을 파악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면, 산경도는 하천 유역을 중심으로 했던 생활권과 문화권 위주의 지역 파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리는 자연과 인문적 현상을 공간 속에서 다루면서 그 원인과 결과를 탐색하는데 이때 자연과 인간의 상호 관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자연적 요소와 인문적 요소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산맥도는 자연적 요소에서, 산경도는 인문적 요소에서 인간 생활상에 미친 영향이 서로 다르므로 그 각자의 의미가 있다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산줄기의 흐름은 산경도의 전통적 산지인식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지리 교육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교사는 "산경도를 통한 산지 인식 체계는 전통적인 국토 인식을 파악하고 생활공간속에서 자연과 인문적 환경의 상호 관계를 포괄적으로 고찰하는 지리적 사고 교육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