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34. 문순
[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34. 문순
  • 여승철
  • 승인 2019.0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맞아도 싼 '모기 주둥이'

 

▲ 민족문화(文)를 해치고 인민(民)을 갉아먹는 해충이 모기(蚊)다. /그림=소헌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24절기의 하나인 처서處暑는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온다. 이제 더위도 한풀 꺾이고 풀도 더는 자라지 않아 농부들은 호미와 쟁기를 씻어 갈무리한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모기의 극성이 점차 누그러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어디 모기와 등에같이 승냥이와 이리같이 사람의 피를 빨다가 골수까지 깨무는 강도 일본의 입에 물린 조선 같은 데서 문화를 발전 혹 지켰던 전례가 있더냐? (중략) 이러한 이유에 의거하여 우리는 우리 생존의 적인 강도 일본과 타협하려는 자나 강도정치 아래에서 기생하려는 생각을 가진 자나 다 우리의 적임을 선언하노라." (조선혁명선언 中)

모기는 무려 3000여종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기와 관련된 韓字나 속담도 꽤나 많은 편이다. 인간에게 해로운 곤충 모기는 '소인배'나 '간신배' 또는 '끄나풀'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 단재 신채호 선생은 강도와 같은 일제日帝에 비유했다.

문순변곡(蚊脣變曲) 처서에는 모기 주둥이 돌아간다.
문충면피(蚊蟲面皮) 모기도 낯짝이 있다. 아주 염치가 없고 뻔뻔스러움을 이른다.
견문발검(見蚊拔劍) 모기 보고 칼 빼들다. 보잘 것 없는 일에 어울리지 않게 큰 대책을 쓰다.

▲蚊 문 [모기 / 간신배]
①文(글월 문)은 죄수의 얼굴이나 가슴에 글씨를 새겨 넣으며 형벌을 가한 흔적이며, 모기가 '문' 자국이기도 하다. ②점차 글월, 문채, 문장, 서적, 학문, 문화 등으로 뜻이 커진다. ③벌레(충)한테 물린 곳을 긁으면 무늬(文)같은 흉터가 남는데, 이 녀석이 바로 모기(蚊문)다. ④파리(망)라는 벌레(충)는 날개가 그물(罔망)처럼 생겼기에 붙여졌다.

▲脣 순 [입술 / 주둥이 / 언저리]
①辰(별자리 진) 조가비 밖으로 발을 내민 조개 모습에서 왔다. 조개들은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로 남았다. 辰은 해, 달, 별들을 총칭한다. 참고로 보통의 별(star)은 星(별 성)으로 쓴다. ②辰(때 신) 인류는 조개(辰진) 껍데기로 농기구를 만들었으니 그것을 들고 새벽(辰신)부터 밖에 나가서 일을 하였다. ③脣(순)은 입술이다. 모양이 마치 조개(辰진)를 닮은 신체부위(月육달월)다.

[蚊] 모두 '모기 문'자인데 이를 '을사5적'이라고 이름 지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박제순,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 등이다. 민족문화(文)를 해치고 인민(民)을 갉아먹은 해충()들이다.

여기에 ( 등에 망)을 더하여 민족의 가치를 깎아내려 '종족주의'를 표방한 이영훈과 5명을 비유한다. 일제의 수탈로 인해 조선은 개발되었으며, 일본군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라는 괴변을 늘어놓는 것은 보편적 인류애에 반한다. 모기와 등에를 쫓아낼 것은 찬 날씨뿐이다. 주둥이에 주리를 틀어서라도 바르게 돌려놓아야 하니 냉철한 질책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


▲ 인천일보, INCHEONILB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