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정초·굿네이버스, 해외 어린이 지원사업]

 

▲ 인천 신정초등학교 학생들과 몽골 날라히르 골롬트 콤플렉스 학교 학생들이 도서관 개관을 축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골롬트 콤플렉스 학교 학생들이 신정초 방문단을 위해 전통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인천 신정초·골롬트 콤플렉스 학교·굿네이버스 관계자들이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 인천 신정초 학생·학부모가 참여한 모금으로 만들어진 몽골 현지 새 도서관 전경.

 

 

2015년 시작 … 5년째 나눔 행보 계속

 


몽골 골롬트 콤플렉스학교 학생 위해

신정초 전교생·가족 1200만원 모금

예산 절반 책 구입… 창고→도서관 꾸며



7월25일 오후 2시 몽골 날라히르 지역 골롬트 콤플렉스(Golomt Complex) 학교 앞.

몽골 전통 노래와 함께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가 한데 울려 퍼졌다. 길을 가던 몽골인들도 멈춰서 이 광경을 지켜봤다. 작은 도서관이 학교에 들어선 것을 놓고 몽골·한국 어린이들이 자축하는 행사였다.

신정초등학교는 올해 골롬트 콤플렉스 학교 학생들을 위해 전교생이 가족과 함께 모금운동을 벌였다. 이렇게 모금된 돈은 무려 1200만원 정도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동전을 모아 만든 기금이 올해 몽골 학교 작은 도서관으로 재탄생했다.

인천 송도 신정초등학교와 국제구호개발 NGO 단체 굿네이버스가 만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얼굴도 낯설고, 사는 곳도 다른 해외 어린이들을 위한 행보를 5년째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첫 프로젝트는 2015년 베트남에서 시작됐다. 열악한 현지 초등학교 시설 상황을 접하고 화장실 건축 사업을 지원해 준 것이다. 그 이듬해에는 몽골 울란바토르 인근 샤비 초등학교로 향했다. 학생들을 위한 도서관 환경 개선 사업을 벌인 것이다.
신정초와 굿네이버스가 2017년 선택한 지역은 라오스였다. 라오스 나파파이 초등학교에서는 시설 개선 사업이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보고르 한 유치원에 대해 건축지원과 함께 학습놀이 교구 등을 모금액으로 지원했다.

올해 신정초 학생과 학부모들은 몽골을 또다시 찾았다. 도서관이 없는 골롬트 콤플렉스 학교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기로 한 것이다. 1965년 개교한 이 학교는 건물도 책상도 낡았다. 학교 밖에서 학생들이 여가를 즐길만한 곳도 마땅히 없다.

이런 상황에서 창고로 활용하던 곳을 작은 도서관으로 새롭게 꾸며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그 결과 어둡고 칙칙했던 창고가 깔끔하게 변신했고 새 책상과 의자, 새 책이 배치되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전체 예산의 절반이상을 책 구입에 활용했고 요즘 애들 감각에 맞춰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체흐샷 골롬트 콤플렉스 학교 교감은 "좋은 도서관을 선물해 준 신정초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도서실이 2400여명 학생들의 꿈을 키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초 학생들도 가슴 뭉클함을 전했다.

양강(6학년) 군은 "작년에 인도네시아 갔을 때 표정이 밝은 유치원 아이들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며 "올해 방문한 몽골학교에서 신정초 이름을 보고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지연(6학년) 양도 "우리가 정성껏 모은 돈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신기했다"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할 수 있는 기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4학년 자녀를 둔 진주희 신정초 운영위원장은 "매년 기부만 해오다 올해 직접 현장을 찾으니 남다른 것 같다"며 "아이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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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렬 신정초등학교 교장
▲ 김성렬 신정초등학교 교장

"진정한 나눔을 알아야 글로벌 리더가 됩니다"


"글로벌 리더는 공부만 잘해서 될 수 없어요. 진정한 나눔을 알 때 가능해 집니다."


지난 2014년 9월 인천 송도 신정초로 자리를 옮긴 김성렬 교장은 곧바로 해외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미래를 대비한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나눔과 봉사 정신이 필수라고 본 것이다.


신정초는 병설유치원생을 합쳐 학생만 1600명 정도다.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모금액이 얼마나 모일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우려였다.


"모금액이 부족하면 내 돈이라도 넣자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또 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저는 학부모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열심히 홍보했죠. 그런데 첫해 무려 1200만원이 모이더군요. 매년 1000만원 넘는 금액이 모였는데 벌써 5년이 됐네요. 단일학교 모금액으로는 많은 금액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김 교장은 단순한 금액 지원에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로 이뤄진 방문단을 꾸려 매년 현장을 방문해 작은 정성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현지 학생들과 만나 호흡해 온 것이다.


"해외 지원사업 이후 아이들에게도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사실 고생 모르는 아이들이 많은데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기도 하더라고요. 한명의 교육자 입장에서 볼 때 건강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해가는 학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달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해외 봉사지역을 몽골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몽골은 우리와 가까운 곳이라고 느껴져요.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라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재 임기 마지막으로 몽골어린이를 위한 지원을 하기로 했죠."
비록 학교는 떠나지만 김 교장은 해외 나눔 사업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5년간 이어진 해외지원사업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많은 관심이 한몫했습니다. 제가 학교를 떠나도 이 나눔 사업은 계속됐으면 합니다. 끊임없이 성장할 학생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이은경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