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실장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학술활동에 매진했다. 96세로 타계하기까지 집필활동과 강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어제 <젊은 세대와 나누고 싶은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이야기>를 출간했다. 노익장이라기 보다 평생 학습에 매진한 한 인생의 학습활동을 본받게 된다. 노인은 성장과 발달이 멈춘 인생주기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치는 대상이라는 것이 전생애발달이론가들의 주장이고 현실이다.

드러커는 말년, 페루의 민속사에 관심을 가졌고 "아직도 공부하시냐"고 묻는 젊은이에게 "인간은 호기심을 잃은 순간 늙는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사실,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노년의 삶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80대에 심리상담

 

센터를 운영하는 이광우 전 한양대 교수는 인생2모작을 앞둔 장년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항상 무엇이든 알고 싶은 것을 배워라"고 말한다. 배우는 자세야말로 가장 오래 갈 수 있는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며 사람은 저마다 특이하고 의미 있는 존재로서 새 출발선에 서서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또 90세가 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인생의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70대 후반의 금빛평생교육봉사단원인 홍석태 박사는 피천득 교수의 '송년'이란 수필을 권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생은 사십부터도 아니요, 사십까지도 아니다. 어느 나이고 살만 하다"는 문장을 인용한 적이 있다. 사람이 아름답게 죽음에 이르는 웰에이징(well-aging)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이제부터 노년의 삶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년의 인격을 함께 배우고 다듬는 시간을 갖겠다고 한다.
심리학자 디너(Diener)와 셀리그만(Seligman)은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의 차이를 사회적 관계로 구분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고독한 노년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까이 있는 가족, 이웃,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의미이다. 시인 사무엘 울만(Samuel Ulman)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고 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으며 이상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는 것이다.
호기심과 열정은 인생을 사는 기술과 방법을 익히는 일이다. 평생학습사회에서 노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