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지은 커뮤니티 공간
상업성 짙어 이용률 낮은데
4억원 들여 용도변경 추진
기존 자연경관 훼손 우려

 

시흥시가 시민 이용이 낮은 '시흥ABC행복학습타운(이하 ABC학습타운)'에 대해 6년 만에 다시 4억여원을 들여 토지관리계획(용도) 변경과 함께 시설물 활용계획을 위한 용역 발주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시가 이번 용역결과에 따라 토지관리계획(용도) 건폐율 확대 등을 변경할 경우 지금의 학습타운이 갖고 있는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19일 시흥시 등에 따르면 ABC학습타운은 2010년 12월에 시비 427억여원을 들여 부지 4만1133㎡에 건축연면적(13개 동) 1만7729㎡ 규모의 한국가스안전공사 청사 및 교육시설을 매입한 후 2014년 1월에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시는 해당 시설의 등기이전이 완료된 2014년에 13개 동의 건축물과 유휴 부지의 이용계획에 대한 용역 결과를 토대로 최초·최대 3세대가 소통하는 학습·문화·예술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하지만 시는 시설물 인수 직후 뚜렷한 운용목적 없이 의뢰한 첫 용역에서 '모두 집어넣자'는 백화점식 활용계획 때문에 지금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그러저러한 공공청사로 전락했다.
실제로 시가 주민들을 무시한 대표적인 사례로 ABC학습타운 한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초라한 진로도서관을 시민들은 꼽고 있다.

ABC학습타운에서 가장 좋은 위치는 민간에게 임대한 널찍한 카페가 자리잡고 있는 반면, 진로도서관은 서너 명만 들어가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협소하다.

한 시민은 "시는 학습타운을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기본 개념부터 정립해야 한다"며 "그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수억원을 들여 용도지역 변경과 시설 활용계획을 또 수립한들 모두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복희 시의원은 "학습타운의 가치는 건축물과 조경인데 현재의 건물 등을 어떻게 활용하고 업그레이드 할 건지를 먼저 고민하고 대안을 만든 후 그래도 미흡하면 그때 토지관리계획 변경 등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