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흔적이 남겨진 공간, 그 위에 사적인 기억을 덧대다
누군가의 흔적이 남겨진 공간, 그 위에 사적인 기억을 덧대다
  • 여승철
  • 승인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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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7일까지 현대미술가 고진이 개인전
▲ 고진이作 '사적인 기억에 대한 풍경' /사진제공=플레이스 막 인천

공간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다른 시점으로 표현해온 현대미술가 고진이 작가의 개인전 '도기다시, Togodash'가 인천 중구 개항장문화지구에 있는 문화예술공간 '플레이스 막 인천'에서 열리고 있다.

'도기다시'는 '돌 따위를 갈고 닦아서 윤을 내는 일'을 뜻하는 일본의 건축용어인 '硏出'의 한국어 표기이다.

9월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전시되는데 1층은 공간의 기억에 대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공간의 면인 오래된 바닥에 자연스럽게 남겨진 흔적과 마모에 공간과 인연했던 사람들의 시간이 함축되어 있다. 도기다시 처리된 시멘트 바닥 위에 남겨진 여러 흔적과 마모를 캔버스에 표현해 바닥의 초상을 그려준다. 자연히 나이가 먹은 얼굴에 주름과 해임이 생기듯, 겹쳐진 흔적은 공간의 기억과 이면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2층은 개인의 기억에서 비롯된 공간을 화면에 재구성한 시리즈다. 과거의 특정 사건이나 공간의 묘사가 아닌, 시절의 인상을 색으로 읽어 빛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작업이다.
잔여 시간인 '시간의 여백'에 메워지는 과거의 공간은 실체는 없지만 개인에게는 실존하는 곳이다. 개인의 기억에서 비롯되지만 사적인 서사를 배제하고 흐려지는 시각위에 비가시적인 삼정, 관계, 향, 온도 등을 얹어 기억의 공간을 표현한다.

고진이 작가는 경기예고와 건국대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한 뒤 2017년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아트 콜라보 엑스포 2017'과 지난 7월12~31일 'Peace & Green 프로젝트 지브라 2019' 등 40차례가 넘게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했으며 2012년 서울 Zoom Gallery에서 가진 'Another border'전을 시작으로 지난해 서울 갤로리 탐 역삼에서 'Stay, on the path'전 등 11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고진이 작가는 "공간에 대한 기억은 개인에게 온전히 사적이기 때문에 큰 안식을 주며,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줍니다"라며 "작품을 마주한 이가 잠시 멈춰 마음의 여백을 기억의 공간으로 메워보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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