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 살림까지 걱정하는 든든한 버팀목

 

 


농업인들 추수 전까지 생활고 … 단호박 심고 연구해 지역 명소화




옹진군의회 신영희(64·한·가 선거구) 의원은 지역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인천 옹진농협에서 30여년 간 근무하면서 섬 지역에 사는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보고 겪었다고 한다.
농업인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가 농협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한 일은 조합원들의 문화복지 사업을 만든 것이다.

옹진군 섬들을 돌아다니며 농업인들을 만난 신 의원은 농업인 복지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지역 일꾼이 되고자 정치계에 발을 들였다.

아직까지도 '정치'라는 단어가 낯설고, 쑥스럽다는 신 의원은 59세 나이로 의원이 됐다. 어느덧 재선 의원으로 섬 지역 농업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밭을 가꾸며 농업인을 돕다

신 의원은 매일 아침마다 자신이 가꾸는 단호박 밭으로 나선다.

신 의원이 신·시·모도에 살면서 단호박을 연구한지 수년째로, 농업인들처럼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농협에서 근무할 당시 신 의원은 북도면에 단호박연구회를 구성했다.

농업인들이 9월, 10월 추수를 하기 전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을 고민하다가 단호박을 떠올렸다. 단호박은 2월쯤에 씨앗을 심어 그해 6월과 8월이면 수확을 할 수 있다.

"농업인들은 추수를 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그전까지는 전년도에 벌어둔 것으로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죠.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단호박이었어요. 농업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 단호박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는 직접 농사를 한다. 빈 땅을 구해 단호박을 심고, 섬 지역에 맞는 단호박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단호박은 껍질이 두껍고, 단맛이 강하다.

그렇게 북도면에 단호박 재배 농가는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북도면 인근 섬인 덕적면에서도 주민들끼리 단호박 사업을 시작했다.

덕적면은 북도면과 다르게 교통이 열악하기 때문에 가공에 치중했다.

"덕적면은 북도면의 단호박을 가지고 식혜, 커피, 양갱, 찐빵 등과 같은 다양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문을 연지 11개월 만에 덕적면의 호박 회관은 지역 명소로 당당하게 인정받았답니다."


▲농업인 사각지대 해결에 나서

신 의원은 앞으로 농업인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업인들이 자식처럼 온 정성과 노력으로 재배하는 농작물의 생산과 가공, 유통 문제까지 신경 쓰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가능한 농수산특산물 직판장을 조성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과 판매를 농업인이 모두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신 의원은 농업인이 농사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신시모도 농산물 직판장이랑 덕적도 바다역시장이 있어요. 지역 농민들은 이곳으로 자신들이 재배한 농작물과 직접 만든 잼 등을 팔러 많이 옵니다. 오프라인은 많이 활성화돼 있지만 온라인은 아직 갖춰져 있지 않아요. 온라인도 활성화된다면 농업인 소득 증대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또 그는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이가 많고, 여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농기계 임대 사업도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농기계 임대 사업은 농업인이 직접 임대하는 곳까지 가서 농기계를 가져와야 한다. 트럭과 같은 운반 수단이 없다면 농기계를 논밭까지 옮길 수 없다.

"농기계 임대 사업이 농업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나이가 많거나 여성인 농업인들에게 농기계를 빌리러 간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밭까지 운반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직접 운반을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어요. 옹진군에 트럭 등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건의하면서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사업을 점차 늘려가겠습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