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감소·세입 펑크 '이중고' 특별회계 예비비로 '돌려막기'


'적수(붉은 수돗물) 민원 해소와 인천e음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부 추경에 반영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필수 수요에 한정한다.'

인천시가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세운 기준이다. 18일 공개된 추경안을 보면 증액 예산은 947억원이다. 앞서 두 차례 추경에서 8389억원이 증액된 것을 고려하면 소폭이지만, 추경안이 통과되면 올해 예산은 11조440억원까지 치솟는다. 올해 처음 본예산이 10조원1105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총 예산도 11조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11조원 예산 시대'는 그늘도 드리우고 있다. 제한적으로 추경안이 짜이면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은 별도로 담기지 않았다. 발행액이 예상보다 급증한 인천e음과 수돗물 사태의 급한 불을 끄는 돈마저도 '돌려막기'로 충당할 만큼 세입 형편도 불안정하다.

▲'11조원 예산 시대'의 그늘
시는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올해 지방세가 1246억원 감소할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본예산 기준 지방세 수입은 3조7774억원으로 전체 세입의 37.36%를 차지했다. 시는 지난 3월 확정된 1회 추경까지만 해도 지방세 수입을 본예산보다 580억원 늘어난 3조8354억원으로 잡았다. 지난 6월 2회 추경에서도 변함없던 세수가 이번 추경안으로 대폭 줄어든 셈이다.

지방세 악재에 더해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매매 잔금이라는 변수도 생겼다. 남촌동 이전 공사가 늦어지면서 구월농산물시장 건물과 부지 매각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으로부터 받는 매매 잔금은 1224억원에 이른다. 시는 올해 이 잔금을 세입으로 잡고 예산을 짰는데, 계획이 뒤틀린 셈이다.

구멍 난 세수는 특별회계 예비비 돌려막기로 채워진다. 시는 이번 추경안을 통해 송도국제도시 6공구 A10블록 부지 등 재산매각 수입 1145억원을 추가 편성하고,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 여유 재원 가운데 1515억원을 끌어다 쓴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이 돈을 다시 매립지특별회계에 반환해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은 빠져
필수 수요에 한정된 이번 추경안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련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추경에 지방비 부담 사업이 담기지 않았고, 피해 기업 지원은 당분간 기존 예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정부 추경에 따른 국비 사업 11개가 반영됐으나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사업은 목록에 없다. 시가 자체적으로 지역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관련 업체를 지원하는 사업 예산도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최근 추경안을 편성한 부산시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측면에서 소재부품산업 국산화,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지원 등 48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