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산성우를 공중귀(空中鬼)라고 한다고 한다. 제나라 문자로 표현 못할 말이 없겠으나 특히 한자의 조어술(造語術)은 놀랍다. 산성우는 못된 조화를 부리는 악귀의 존재와도 같기 때문이다. 중국에도 지금 산성우의 우려는 심각하다. 이미 상당수준 진척된 공업화의 연료 뿐 아니라 가정용 난방 취사를 모두 석탄에 의존하고 있어 동절기 도시 거리라도 거닐면 가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산성우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섞여 내리는 현상이다. 산성우가 내리면 산림은 죽고 호수도 흙도 병든다. 산성우의 피해중 가장 심각한 것은 토양의 산성화이다. 토양이 산성화하면 우선 토질이 굳고 식물 성장에 필요한 칼슘 마그네슘등이 지하수로 흘러 제거된다. 농사에 있어서 금비를 쓰지 말고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자는 것도 토양의 산성화를 막자는 뜻인데 산성우가 그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산성우의 피해에 대한 최초의 보고는 1950년말 북유럽에서였다. 그후로 각지에서 구체적인 피해보고가 속출했다. 곤충과 물고기가 죽고 유명한 북유럽의 산림들이 죽어갔다. 아테네나 파리를 비롯한 고적의 석조나 청동제 건축도 상처를 입었다. 중국에선 농산물의 피해가 컸다. 피해는 산성우만이 아니다. 공중에서 내리는 안개나 눈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최근 이것까지도 포함 산성우라고 한다.

 산성우의 비상이 걸렸다. 산성우의 우려가 생소했던 것은 아니나 인천에도 산성우가 연중 내린다는 것이다. 그동안 줄곧 산성우가 내리는 지역으로 부산 울산 전남의 광양등이 꼽혔는데 마침내 인천도 이에 포함되는가 보다. 인천시가 발표한 「98년 강우산도 현항」에 따르면 강우량이 낮은 지난 1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10개월 동안 계속 산성우가 내렸다고 한다.

 산성우는 국경을 넘어 타국에도 피해를 주는 월경성(越境性)으로 인천의 산성우는 중국과 연관이 크다. 황해연안 공장지대에서 날아온 오염물질이 비에 섞여 내리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황사도 멸구 해충도 중국에서 날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