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준보다 얕아 운항 위협
인천항 입출항 항로 가운데 일부 구역이 선박 운항에 필요한 적정 수심보다 얕아 선박의 안전 운항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이 구역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신항을 드나드는 대형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적정 수심을 확보하겠다며 800여억원을 투입, 준설을 한 해역으로 사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15일 인천항발전협의회와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항 이용 선박의 운항 관계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국립해양조사원이 발행(2018년 11월)한 해도를 보면 영흥도 인근의 인천항 출항항로(서수도) 4곳의 수심은 10.3~13m로 중형 컨테이너 선박이 운항하는데 필요한 14m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 곳은 인천해수청이 인천 신항항로의 적정 수심을 16m까지 확보하기로 하고 지난 2015년 부터 2017년까지 83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항로 준설 사업을 벌인 4개 구역 중 한 곳이다.

인천항을 이용하는 선사의 운항 관계자들은 "대형 선박이 이용하는 항로가 이 정도 수심이면 언제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른다"며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 운항할 수 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박이 현대화· 대형화 되면서 항로의 적정 수심이 16m도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현실에서 서해안 최고 무역항이라는 인천항 항로 수심이 10m남짓된다는 것은 대형선은 인천항을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했다.

인천해수청은 대형 선박의 이용이 많은 신항 항로의 수심을 14m에서 16m까지 확보하기로 하고 문제가 된 구역을 포함, 인천항 항로 4개 구역에 대한 증심준설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업 완료 후 준설량이 당초 계획량 2141만㎥보다 4분의1가량 적은 1607만㎥ 불과해 실시설계 단계에서 예측치가 잘못되지 않았냐는 지적과 함께 주항로에 적정 수심이 확보되지 않아 선박의 안전 운항에 위협이 되면서 등 부실 사업 논란도 있다.

/홍재경 기자 hj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