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소재·부품·장비 예산 2조 언급에 기술개발 기대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지역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산업 지형 변화가 일정 부분에선 오히려 인천 중소기업 가렵던 곳을 긁어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병역 자원 부족을 이유로 병역특례를 줄이려다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차원에서 이를 재검토하는 내용이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도 시장에 뿌려질 예산 2조원 등이 대표적이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문연구요원 감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병역대체복무제도 개편안'을 당초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이슈와 관련해 사실상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서 근무하며 병역을 대체하는 것으로, 지난 1973년 처음 도입됐다.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은 정부에서 병역특례 요원을 줄이려 한다는 소식에 대부분 우려를 나타내고 있었다. 기술개발 인력 확보가 힘든 지역 중소기업에서 석·박사 전문연구요원은 귀중한 자원일 수밖에 없다.

인천 한 소재·부품 기업 관계자는 "제조업 현실상 고학력자는 서울과 분당 등 일자리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전문연구요원제도는 이들의 인천 유입을 이끌고 있었다"며 "일본 수출 규제 조치와 맞물려 급반전되는 분위기라 다행이다. 인천 내 소재·부품 국산화를 추진하려면 인력 확충을 통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고 전했다.

병무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인천 137개 업체에서 208명 전문연구요원이 일하고 있다. 부산 446명과 비교해 인천은 절반 이하 숫자라 전문연구요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핵심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을 2조원 이상 반영하겠다는 언급도 같은 맥락이다. 인천은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9134곳), 경남(3102곳), 경북(2234곳)에 이어 소재·부품 기업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대부분 상용 노동자 10명 미만 중소기업들이라 기술개발비 마련에 애를 먹고 있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