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 9명뿐인데 쓰레기 투기 심각
▲ 지난 6일 백령도 사곶해변 입구에 쌓여있는 쓰레기들.

서해의 대표 관광지인 인천 백령도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으로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5일 옹진군에 따르면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6년 8만705명에서 2017년 9만4775명, 지난해 11만154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쓰레기를 치우는 인력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옹진군 섬 중 면적이 가장 큰 백령도는 연간 약 800t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그러나 수백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인력은 단 9명뿐이다. 백령도 환경미화원들은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청소하는 인력이 아니라 집집마다 배출되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처리는 온전히 주민들 몫이다.

실제로 최근 찾은 백령도에는 두무진, 용기포항 등 관광지를 가는 길목마다 검정 봉지가 나뒹굴고 있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는 관광객들이 창밖으로 쓰레기를 담은 봉지를 던지거나 관광지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가버린다. 여름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곶해변은 입구에서부터 쓰레기가 수북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치복 진촌1리 이장은 "관광객들이 가고 난 자리에 쓰레기가 있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올 사람들을 위해서 쓰레기를 적게 버렸으면 한다"며 "관광객들이 백령도를 아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활쓰레기뿐만 아니라 해양 쓰레기 문제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령도에서 지난해 수거된 해양 쓰레기는 총 149t으로 대부분 폐어구와 플라스틱이다.

군 관계자는 "쓰레기 수거 인력만 있다 보니 생활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것도 힘들다"며 "미화원 인력이 적은 편이라 길거리 청소까지 신경 쓸 형편이 안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