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옷·포즈 … '같이'가 묶어버린 '자유'
똑같은 옷·포즈 … '같이'가 묶어버린 '자유'
  • 여승철
  • 승인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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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스바르보바 사진전 '스위밍 풀'
25일까지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
1930년 수영장서 '집단주의' 담아
▲ Maria Svarbova, Trio8, 2017, Archiva /사진제공=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사진공모전인 '핫셀블라드 마스터'의 아트부문에서 지난해 1위 수상자인 사진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Maria Svarbova)의 국내 개인전 '스위밍 풀(Swimming Pool)'이 25일까지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서 열린다.

반듯한 선으로 이루어진 수영장, 투명한 물, 컬러풀한 수영복을 입은 모델, 화면의 모든 요소를 부드럽게 감싸는 파스텔톤의 색채, 대칭과 균형을 맞춘 조화가 아름다운 작품. 사진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수영장은 마치 작품을 위해 창조된 공간인 듯 완벽한 구성과 황금비율의 대칭 구조, 존재의 당위성을 지닌 듯한 오브제들이 배치된 화면으로 관람객들은 작품을 들여다보면 무엇인가 묘한 기분에 빠진다.

2014년에 시작하여 현재 진행형 프로젝트인 '스위밍 풀'시리즈 제작을 위해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슬로바키아 곳곳을 돌며 1930년대 만들어진 13개의 수영장을 찾아 자신의 공간으로 삼았다. 당시 사회주의를 배경으로 집단생활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수영은 건강을 추구하고 집단, 노동 가운데 개인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대중들의 여가 생활이었다.

스바르보바는 이제 버려지다시피 한 수영장을 아름답고 균형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면서 집단주의 잔재를 담아내려 애썼다. 동일한 의상과 포즈, 표정 없는 얼굴의 모델들, '다이빙 금지', '다이어트 금지', '튜브 금지' 등의 타이포그래피가 이를 더 돋보이게 한다.

"인물이 없는 공간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스바르보바의 말처럼 이미지 속 인물들은 화면을 구성하는 오브제로서 사람과 공간의 관계에서 균형을 이루고자 한 그의 의도를 반영하는 중요 요소이다.
이번 전시는 스바르보바의 '스위밍 풀' 시리즈 40여점을 사진과 라이팅박스의 형태로 선보인다. 032-242-2987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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