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일본의 경제침략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할 협업과 공유경제가 주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한쪽에서는 수출 제한으로 서로에게 일어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나라마다 입장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과거의 역사 속에서 현재의 사태를 굳이 끝까지 끌고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분업이라는 방식으로 서로의 생산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극대화한 경제학적 시각으로만 봐도 이번 일본의 조치는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 무역의 본질이 다른 나라가 서로 잘하는 것을 교환하면서 함께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아프리카 이디오피아에서 발원한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으로 유입되기 전 번성했던 종족이 네안데르탈인이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네안데르탈인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지능, 사고력, 문화 창조 능력 등 다양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호모사피엔스는 일을 나누고, 나눔을 합치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분업이고 무역이라고 생각된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인천보다 작은 면적의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섬들이다. 이 섬이 발견될 당시에는 무인도로 큰 거북이 많이 살고 있었다. '갈라파고'는 옛 스페인어로 '안장'을 뜻하며,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발견되는 땅거북의 등딱지 모양이 '안장'과 비슷하다고 해서 갈라파고스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갈라파고스는 대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고유종 생물이 많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고립된 환경 때문에 외부와의 교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란 말이 탄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인데도 자국 시장만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는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한때 휴대폰 기술의 최고였던 일본이 자국의 시장만 고려한 정책으로 오히려 뒤처지게 된 상황을 빗대기도 한다.

아무리 최고의 기술이라고 해도 협업과 공유로 더 발전할 수 있음에도 정치적 이슈나 잘못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기는 기회가 된다고 한다. 이번 한일 무역갈등의 위기를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스로 하나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불매운동이 아닌 산업분야별 경제적 독립을 위한 운동으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일갈등은 결국 서로에게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역사를 통해 혼자 가면 얼마 가지 못해 사라질 수 있고, 생존하려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