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보존" vs "꽃밭 만들자"
인천 동구 주민들이 직접 가꾼 배다리 공유지인 생태동산 관리를 두고 주민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자연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꽃밭으로 보기좋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서로 맞선다.
13일 배다리 역사문화만들기 위원회와 배다리마을 일부 주민들은 배다리 헌책방거리 인근 생태동산에서 동산을 파괴한 동구에 사과 및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동구가 인위적 꽃밭을 조성해 보여주기 식 행정을 하고 있다"며 "아무런 말도 없이 주민들이 자연 그대로 가꾸던 생태동산이 포클레인 2대로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주민들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보다 구가 관리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방치하는 것보다 관리하는 것이 미관상 보기도 좋고, 악취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모(65)씨는 "관리가 안되는 공유지에 개가 지나가면서 볼일을 보거나 일부 주민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투척해 악취가 난다"며 "모기들도 계속 꼬이다보니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 중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생태동산으로 조성된 배다리 공유지는 3800㎡규모로 인천시에서 진행하는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국제강 간 도로개설' 사업 구간을 꽃밭으로 조성한 곳이다.

과거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건설에 반대하면서 공사가 중단됐고, 이후 구와 주민들이 땅을 반으로 나눠 관리하기 시작했다. 언제 공사를 재개할지 모르는 부지를 주민들은 자연과 공동체를 중시하는 생태동산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는 8일 개 배설물과 쓰레기 악취 등으로 고통스럽다는 민원을 접수, 포클레인 2대를 이용해 생태동산을 파헤쳤다.

민원 접수 서류에는 배다리 인근주민 120여명 서명이 담겼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며 "깨끗하게 관리를 해달라는 주민 민원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관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