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직원들 민원에 불허
인천의 한 유명 호텔이 직원들의 교통편의 증진을 내세우며 호텔 앞에 시내버스 정류장 신설을 요구했다가, 행정기관으로부터 "호텔에서 알아서 처리해야 할 문제"란 답변을 받았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중구 운서동 소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측은 지난 2월 호텔 앞에 버스 정류장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넣었다. 500명의 직원이 민원 신청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은 주변 정류장이 호텔과 떨어져 있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시는 기존 정류장이 이 호텔에서 각각 400m 거리에 위치한 하얏트 호텔과 이마트 부근에 있어 불편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실제 이들 정류소에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까지 걸어가는데, '6분'이 소요된다.

시는 만약 버스가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쪽을 경유한다면 기존 노선을 우회하게 돼 오히려 하얏트 호텔과 이마트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 관계자는 "설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고객들이 대중교통 이용 불만을 제기하더라도 호텔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게 타당하고, 직원들의 불편도 호텔이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정류장 신설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파라다이스시티가 10만평 부지에 조성된 대규모 리조트호텔이어서 버스로 출퇴근하는 다수의 직원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변 정류장에서 호텔 정문까지 5~6분이 걸리더라도 다시 정문에서 사무실까지 한참을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셔틀버스를 운영하지만 한계가 있어 민원을 제기했던 부분"이라며 "정류장 신설 요청은 회사 차원에서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민원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