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조시절 정여립·동인 모반 혐의
서인에 의해 몰살당한 '기축옥사' 다뤄
▲ 김용욱 지음, 한글, 상권 322쪽, 하권 272쪽, 각 1만3000원

역사소설가 김용욱 작가가 장편소설 <여울 속에 잠긴 산하> 상·하권을 완간했다.
조선 선조 때인 1589년에 정여립을 비롯한 동인의 인물들이 모반의 혐의로 박해를 받은 사건인 '기축옥사(己丑獄事)'를 소재로 상권에서는 '기축옥사'가 일어나게 된 배경을 다뤘고, 하권에서는 결과와 교훈에 대해 서술했다.

<여울 속에 잠긴 산하>는 정여립의 난과 일대기를 다룬 <연 끝에 걸린 조각달>의 후속편으로 조선 최대의 애달픈 역사를 물흐르듯 펼쳐가고 있다.

불안한 왕권을 어떻게든 유지하기 위해 혈안이 됐던 선조,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서인 정철, 그리고 이를 기획하고 실행하게끔 부추긴 송익필과 성혼. 서로간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졌고, 이들은 조선의 젊고 전도유망한 선비 1000여 명을 무자비하게 죽였다. 기축옥사는 조선시대에 당쟁(黨爭)을 확대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동인과 서인의 갈등은 점차 심화돼 1592년 임진왜란의 발생도 막지 못하였고 왜군이 한반도를 유린하게 된다.

조선의 역사에 주홍글씨로 남은 사화(士禍) 그리고 붕당정치, 김용욱 작가는 이러한 현상이 조선시대의 사건만이 아니라 시대적으로 계속돼왔다고 주장한다.

김 작가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파벌'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파벌은 적은 인원이든 많은 인원이든 간에 서로 편가르기를 하는데서부터 시작된다"며 "파벌의 가장 큰 폐해는 개인간의 암투로 시작해 국론 분열을 초래한다는 데 있다"고 꼬집는다. 이어 "파벌이 커져서 사람들이 모여 싸우게 되면 당쟁이 되고, 이 당쟁이 더 규모가 커지게 되면 붕당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축옥사의 단초가 된 정여립의 죽음에 대해 "혁명가든 혹은 개혁가들이 너무 조급했다"며 "시기가 성숙되지도 않았음에도, 또는 민심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자신들의 마음만 앞세워 일을 꾸미려다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정여립의 죽음, 그리고 기축옥사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를 면밀히 파고들어간 김용욱 작가의 노력이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