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고려인 밀집 거주지인 인천 연수구에 '고려인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사진 3면

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12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고려인 사회통합을 위한 학술토론회'에서 "인천 거주 고려인 적응을 돕는 종합지원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특정 이주민족이 모여사는 밀집지역은 주류사회와 단절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고려인들이 한국에 정착하고 우리의 이웃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보다 확실한 방안이 필요한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연수구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7031명(5월 기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 7만4877명 가운데 10%에 가까운 비율이다. 남동국가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해 일자리가 있으면서도 '무보증 월세'가 가능한 집들이 많아 정착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고려인들은 '함박마을'이라 불리는 연수1동에 집중적으로 거주한다. 연수1동 인근 문남초등학교와 함박초등학교에 다니는 고려인 가정 학생 수는 각각 131명과 102명으로 해당 지역 전체 학생 수의 25%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작 인천에 거주하는 고려인을 위한 지원 체계는 빈약한 형편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인천고려인문화원'이 생활 상담과 한국어교육 등 기본적인 지원과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는 유일한 기관이나, 시민단체 재정을 바탕으로 돌아가고 있다. 고국을 찾아온 대부분 고려인들은 여전히 한국어를 배우지 못해 의사소통이나 의료보험과 같은 행정절차에 어려움을 겪으며 험난한 '타향살이'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용선(민·부평3)·김준식(민·연수4) 시의원도 지난해 제정된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를 토대로 주민통합지원센터가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늘어나는 고려인 동포를 위해 지원센터를 건립하고 보다 체계적인 사회통합 지원 사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