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상권, 공무원 손님마저 뺏기면 어찌 살라고"
▲ 인천 운남동 상가번영회가 중구 제2청사 구내식당 운영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제공=독자

10월 개청하는 인천 중구 제2청사에 구내식당이 생긴다는 소식에 운남동 상인들이 상권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운남동 상권이 침체된 가운데 공무원 손님마저 빼앗기면 영업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중구는 10월 개청하는 제2청사에 공무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구내식당을 설치한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영종복합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수를 고려하면 200여명 안팎의 인원이 구내식당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운남동 상가 번영회 등 인근 상인들은 지역에 구내식당 운영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동안 공무원들의 식당 이용 덕분에 영업을 이어온 만큼 구내식당이 생기면 생계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구내식당 설치 소식을 듣기 전까지 제2청사 근무 공무원들이 늘어나 상권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했을 정도다. 이들은 조만간 서명을 모아 중구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운남동 상가 번영회 관계자는 "하늘도시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운남동이 많이 침체됐는데 구내식당이 들어서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구내식당에 외부인 출입까지 허용한다면 일반 주민들에게도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고 토로했다.

전소로 불리는 운남동 일대는 과거 영종지역 번화가였으나 하늘도시가 형성되면서 골목상권이 돼버렸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상권이 다시 활성화될 때까지 기간을 두고 추후에 구내식당을 설치해달라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우려는 6월 열린 중구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도 나왔다. 당시 의원들은 "제2청사 주변 상권에 타격이 없도록 구내식당 운영 계획을 세워달라"고 제안했다.

중구 관계자는 "구내식당은 예산편성 등 행정절차가 남아 있어 개청 이후 내년 1월쯤 문을 열게 될 것"이라며 "공무원들만 식당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확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