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교체·세심한 관리뿐"

여름 장마가 본격화되면서 건물 내 습기나 온도차 등의 영향으로 경기도내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물내 화재감지기 오작동이 잦으면 민원 발생 등을 이유로 감지기를 꺼놓은 경우가 종종 있어 화재 위험에 노출되는만큼 건물 관리인의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18~2019년) 1~7월 도내 화재감지기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비화재보)건 수는 2018년 5261건, 2019년 527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름철인 7월에만 각각 1234건과 1660건이 발생해 1~7월 전체 건수의 23.4%, 31.4%를 차지했다.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하는 이유는 노후된 화재감지기와 먼지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여름철의 경우 장마철에 따른 높은 습도, 실내의 급격한 온도차 등으로 인해 발생 비율이 높아진다는 게 재난본부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이유로 오작동이 자주 일어나는 건물의 경우 입점한 점포나 개인들의 민원 등으로 화재감지기를 꺼놓은 상황이 벌어져 화재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실제 수원의 한 12년 이상된 개인건물 관리자는 "건물도 노후되다 보니 습도 조절이 잘 되지 않아 화재감지기가 여름철에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다"며 "작동을 중단시키면 안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민원이 발생하다 보니 임시방편적으로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습도를 제거하는 동안 잠시 꺼두기도 한다"고 귀띰했다.

화재감지기를 임의로 조작하는 경우 큰 화재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게 된다.

2017년 2월4일 58명(4명 사망)의 사상자를 낸 화성 동탄의 주상복합 메타폴리스 화재는 주민 민원에 시달리다 못한 관리업체가 화재 수신반 전원을 끈 채 내부 공사를 하다 피해를 키웠고, 2018년 11월30일 67명이 다치고 수백명이 대피했던 수원 골든프라자 화재도 건물 수신반을 조작, 자동으로 경보가 발령되지 않도록 한 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현재 도소방본부는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 보니 성능이 좋은 고가의 방수형 화재감지기 설치 및 유지관리의 필요성을 권고하는 데 그치고 있다.
 
김태근 도소방재난안전본부 화재예방과 소방위는 "여름철 화재감지기 오작동으로 오인출동하는 고충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화재감지기보다 10배 이상 비싼 고성능의 화재감지기 설치를 요청하거나 보다 세심한 유지관리를 권고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