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 "기대"
하위직 반발
일선 경찰서 과장급인 경정의 계급 정년을 4년 연장하는 법안을 두고 인천경찰 내부에서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경위로 입직하는 경찰대 출신들은 "안심하고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기대하는 반면, 순경으로 시작한 경찰관들은 "하위 직급의 인사 적체가 심화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정치권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찰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경정 계급 정년을 현행 14년에서 18년으로 연장하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다.

계급 정년 제도는 원활한 인력 순환과 조직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경찰과 해경, 군 등에 도입된 제도다.
경찰의 경우 경정 14년, 총경 11년, 경무관 6년, 치안감 4년 등 고위직으로 갈수록 계급 정년이 짧아지는 구조다.

현재 인천에서 활동하는 경정은 129명으로 전체 인천경찰(6363명)의 2% 수준이다. 최근 5년 내 계급 정년에 걸려 50대 초중반에 일찍 옷을 벗은 경정은 3명으로 집계됐다.

경찰대 출신의 젊은 경정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계급 정년으로 조기 퇴직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 경찰대 출신들이 이번 개정안 발의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반대로 하위직 경찰관들의 반발심은 커지고 있다.

최하위 계급인 순경에서 시작해 경정에 오르는 것 자체가 내부 인사 구조상 쉽지 않은데다, 경정 계급 정년이 늘어나면 승진 자리가 줄어 인사 적체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 일선 경찰서 경위는 "젊은 경찰대 출신이 초고속으로 승진하는 것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데 그들만의 자리의 정년까지 보장해준다는 것은 특정 출신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경정 계급 정년 연장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방청 단위에서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