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천지구대 김보현 순경, 기도폐쇄 시민 구조 화제
평소 응급처치 교육으로 익혔던 '하임리히법' 큰 도움
▲ 중부경찰서 하인천지구대 소속 김보현 순경.
▲ 중부경찰서 하인천지구대 소속 김보현 순경.

 

지난달 27일 낮 12시쯤, 한 남성이 손으로 목을 감싼 채 지구대로 다급히 들어섰다.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근무 중이던 경찰관은 도움을 청하는 남성의 눈빛을 읽었고 응급 상황임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119를 부를 시간도 없었다. 남성은 말을 못할 뿐만 아니라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평소 교육 받아 익혔던 '하임리히법'(목에 무언가 걸려 질식 상태에 빠졌을 때 실시하는 응급처치)을 바로 실시했다.

몇 차례 하고 나니 목에서 빨간 무언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탕이었다. 하나가 아닌 여러 개 사탕이 몸속에서 나왔다.

그제야 안정을 되찾은 남성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도움 청하기조차 힘들었다며 감사의 말을 남기고 지구대를 떠났다.

응급 상황에 놓인 시민을 구한 인천 경찰의 이야기가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중부경찰서 하인천지구대 소속 김보현(44) 순경.

"하임리히법 같은 응급조치를 실제 사용한 경우는 처음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위기상황을 넘겨 다행이지, 만약 응급조치를 했는데도 안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제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일이 됐을지도 모를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김 순경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11월 임관해 중부서 연안파출소에서 근무한 그는 이듬해 초 한 중국인이 택시에 놓고 내린 돈을 찾아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버지가 중국인이고 아들은 귀화해서 한국에서 살다 결혼을 하게 됐죠. 결혼식을 보러 온 아버지가 연안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로 향하다 뒷좌석에 800만원을 놓고 내렸죠. 신고를 받고 CCTV로 택시를 파악해 확인해 보니 뒷자리에 그대로 돈이 있어 돌려드릴 수 있었습니다. 범죄 현장 초동 조치가 주 업무인 지구대에서 이런 훈훈한 일들은 그리 흔치 않아요. 도움 드려서 좋았고 당시 언론에도 보도가 많이 돼 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건입니다."

김 순경은 늦은 나이에 경찰이 됐다. 직장생활도 하고 사업도 해 봤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결국 자신의 적성에 가장 맞는 경찰공무원이 되기로 결심, 뒤늦게 임관했다.

시작은 늦었지만 경찰 일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누구 못지않다.

"지구대 같은 현장 경찰은 언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항상 준비 돼 있어야 합니다. 바다는 해경이 담당하지만 위급하면 일반경찰도 뛰어 들어야 합니다. 평소 교육을 통해 배운 내용들 잘 익혀 시민들이 믿고 부를 수 있는 경찰이 되겠습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