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C "일본인이 한글 통일" 방송 경악
'대통령·여성 비하' 콜마회장 사과·사퇴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지역 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불매 대상이 기존 맥주·의류에서 화장품 업계로 옮겨지고 있다.

최근 혐한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화장품기업 DHC, 직원 월례조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정부·여성비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게 한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 회사인 한국콜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집중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초기부터 리스트에 거론된 DHC는 지난 2002년 한국법인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기업이다.

최근 국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소식이 일본으로 번지면서 DHC의 자회사인 인터넷방송 DHC텔레비전은 지난 10일 시사프로그램 '진상 도라노몬 뉴스'를 통해 한국을 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출연자들은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식는 나라",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 "평화의 소녀상은 예술성이 없다"라는 막말을 내뱉었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DHC 불매운동에 그치지 않고 한국 시장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월례조회에서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었다. 이 유튜버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며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경제 보복으로 베네수엘라는 경제 파탄이 났는데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도 곧 그 꼴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면서 주 고객층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콜마에서 제조하는 불매제품 목록이 온라인 지역맘카페 등 커뮤니티 내에서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한국콜마의 뿌리가 일본기업이라는 점도 불매운동에 불을 붙인다.

윤 회장은 지난 1990년 일본 화장품 회사인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일본콜마는 현재 한국콜마의 지분 12.14%와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7.46%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윤 회장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대강당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게 된 고객사와 저희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주셨던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번 불똥이 자칫 지역 산업계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인다.
앞서 한국콜마의 자회사이자 마스크팩 전문 제조사 콜마스크는 지난달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제이준코스메틱의 인천공장을 320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콜마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제이준코스메틱이 제조했던 물량을 그대로 위탁받아 제조하는 것은 물론 신규 고객사 유치까지 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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