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품을 믿고 응원 합니다"

 

 

'불매 운동'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이루어지는 쉬운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어려웠다. 일본 제품이 나의 생활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꽤 컸다. 이미 'made in Japan' 이라고 적힌 의류, 필기구, 잡화가 일상생활에 꾸준히 쌓여 있었다.

특히 일본 제품을 떠올리면 섬세하고 세밀하단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필기구는 일본 제품을 많이 썼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국산 필기구를 찾아 쓰고 있다.

'No Japan'이란 여론을 처음 접했을 때, 과연 오래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주변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어떤 지인은 국내 SPA의류 브랜드 중 일본계 브랜드를 따라갈 만한 걸 못 찾겠다고 했다. 또 사진 업계에서는 'Son*'나 'Canno*'과 같은 일본 브랜드가 주류를 차지하기 때문에 완전한 No Japan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내 의견 또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만약 유니클*에서 반값 세일을 시작한다면 사람들은 매장에 가지 않는 대신 인터넷으로 주문하지 않을까"라는 우스갯소리도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아직도 동네 유니클* 매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세일이라는 포스터로 쇼윈도를 장식해도 매장은 냉기가 느껴질 만큼 조용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을 더욱 고쳐먹었다. 나도 진지하게 대체품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 전부터 약간의 불만이 있었다. 필기구를 비롯해서 장바구니에 담긴 잡다한 물건의 뒷면에 적힌 일본어 설명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들었다.

내심 '우리나라가 더 잘 만들 수 있을 텐데' 하며 사소한 물건도 장인처럼 만드는 Made In Korea를 기대했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일본 브랜드가 앞섰던 사소한 분야를 앞지르기 위해 국내 기업과 소비자의 노력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우리가 편견에 치우쳐서 외면해 왔던 국산 브랜드를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실제로 일본 기업에 가려졌던 국내 SPA 브랜드의 인기가 좋아지고 있다. 나부터도 요즘 들어 국산 제품의 성장을 깨닫고 있다.

일본 제품만큼이나 튼튼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국산 오피스 용품이 많아졌음을 요즘 들어 체감했다.

'사지 않는 것'이 운동이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안 사고 싶다. 스스로 발전 기회를 주기 위한 자기사랑 캠페인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가지 않고, 사지 않고, 쓰지 않는다. 이 삶이 익숙해져서 이걸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순간까지 우리 제품을 믿고 응원하려 한다. 국산품을 사용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진정한 승리감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