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투박해도 소리만큼은 심금 울려요
손은 투박해도 소리만큼은 심금 울려요
  • 이아진
  • 승인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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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악기 '얼후' 연주하는 신시모도 어르신 예술봉사단
▲ 신시모도예술봉사단. /사진제공=신시모도예술봉사단

한중문화교류축제서 실력 뽐내 … 11월 현지 초청 공연도





"농사만 짓던 저희 손에서 이런 멋진 소리가 나오다니 놀라울 뿐이에요."

농사 일만 하던 투박한 손으로 악기를 잡았다.

인천 옹진군 신시모도에 사는 어르신 22명이 모여 난타, 색소폰 등을 연주한다.

밭을 가꾸는 것 외에는 여가 생활이 없던 어르신들이 지난해부터 옹진군에서 지원하는 북도면 자치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신시모도예술봉사단이 탄생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5세다.

현종순(65) 신시모도예술봉사단 회장은 "일만 하던 저희에게 딱히 취미라곤 없었는데, 악기를 배우면서 낮에는 밭일을 하고 밤에는 연주 연습으로 하루를 다 보낸다"며 "풍경이 아름다웠던 신시모도에 이제 음악까지 울려 퍼지게 됐다"고 말했다.

신시모도예술단은 지난해 9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요양원 등을 찾아다니며 재능기부 봉사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문화적 감수성을 불어넣어 마음의 여유와 희망을 심어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북도면 체육대회부터 용유해변 음악회 등에 초청될 정도로 실력을 갖췄다. 올해 옹진군 주민자치 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 회장은 "우리 단체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중국 악기 얼후를 연주한다는 것이다"며 "처음에는 난타와 색소폰을 배웠는데, 흔한 악기들이다 보니 주민들이 금세 흥미를 잃었다. 색다른 악기를 찾다가 얼후라는 것을 알게 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전통악기 해금과 비슷한 얼후는 음이 곱고, 선율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또 누구나 배우기 쉬워서 나이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 군청 효심관에서 열린 한중국제문화교류축제에 참여해 신시모도 얼후 실력을 뽐냈다. 이어 11월 중국 현지로 초빙돼 한차례 더 선보일 계획이다.

현 회장은 "우리를 필요한 곳이 있다면 찾아갈 것"이라며 "물론 그에 맞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뒤처지는 사람이 있으면 다독여서 함께 고비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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