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역 갈등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다. 극일(克日)에 대통령이 나서고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모을 때라는 주장이 반복된다.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국민 의지가 분출되고 있다. 아베 정권에 대한 거부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송도·청라국제도시에 나부끼고 있는 일장기에 대한 논란이 심상치 않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만국기와 함께 내건 일장기 6기가 도심 한가운데서 펄럭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연수구에는 지난 주말 일장기를 철거해 달라는 시민 민원까지 제기됐다.
인천경제청은 국제도시로서 투자유치 국가를 홍보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만국기를 게시하고 있는 것이고, 인천에 일본 기업의 투자가 있어 일장기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구가 테헤란로 등에 국제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내걸었던 일장기를 모두 철거한 사례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이 벌어진 이후 국민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극일과 노-아베에 힘을 결집하는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인천 한복판에 펄럭이는 일장기를 보는 시민의 시각은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아베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양 국민들의 민간 교류는 자발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정부 등의 대처에 공공기관이 보조를 맞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항간에는 1936년 8월 독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웠던 역사적 사건을 거울삼아야 할 시국이라고 한다. 한편 한일이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민족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이성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일이라는 주장도 맞다. 인천경제청이 일장기를 걸어야 되는 것이 합당하다면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민원 제기에 따른 인천시의 결정 방향이 중요한 변수가 됐다. 광복절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인천시와 경제청은 시민 정서를 잘 파악해 일장기에 대한 판단을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답변하기 바란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국익 차원에서 시민의 의지를 반영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