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성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사)한국품질경영학회장

같아 보이는 것도 많이 있지만 뭔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억을 하고 주목을 하는 것 같다. '다르다'의 사전적 정의는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하나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이고 또 하나는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이다. 여기서는 두 번째 의미를 좀 더 살펴보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데, 두드러짐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상품이 꼭 성공적이지는 않다. 그러니 두드러지면서도 고객에게 어필되는 강점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경영학자들은 '차별화'로 정리한다.
예를 들면, 마이클 포터가 본원적 경쟁 전략의 세 가지 중의 하나로 차별화를 꼽았고 이는 기업의 기본 전략으로 인정받아 왔다. 이 개념에는 사실 '고객의 눈에 보이기에'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업이 아닌 고객이 진정 다르다고 느낄 때 차별화가 된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르다'의 가치가 무엇일까. 서바이벌 경연의 '다름'을 생각해보면 비교의 대상과 서로 다름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참여'라는 다름을 통해 두드러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고객가치를 이루어낸 제품이건 서비스건 간에 뭔가 특징이 있을 것 같다.

그 특징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별별 시리즈가 있다. 잘 차별화된 상품은 특별하지만 아니라면 곧 이별이 된다. 그러니 고객과 이별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가 필요하다.
첫째, 기능 차별화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에 있어 경쟁자에 비해 뒤지지 않는 특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둘째, 상징 차별화는 소비자의 사회적 관계나 과시욕 등을 자극하거나 서비스의 외부적 특성에 관한 차별화이다. 셋째, 경험 차별화는 소비자의 느낌과 감정과 관련된 차별화이다. 물론 이 세 유형이 상호 배타적으로 구별되기도 하지만 성공적인 브랜드의 경우 유형들이 혼재하기도 한다.

어쩌면 다 같아 보일지라도 기능 차별화를 통해 다른 제품과의 차이를 뚜렷하게 만드는 것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차지한 다이슨의 성공 비결은 고객들에게 '아이들도 빨아들일' 정도의 강력한 기능을 선보인 것과 럭셔리 선풍기 시장을 장악한 날개 없는 선풍기 등이 기술의 차이를 만든 사례라 하겠다.
멋쟁이 신사가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낸 필기구가 몽블랑 만년필이라면 품위와 스타일이 한껏 더 고양될 것이다.
이런 강한 이미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펜이 된 것 같다. 존 내쉬 박사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교수식당에 있던 동료 교수들이 내쉬가 앉아 있던 식탁 위에 존경의 의미로 만년필을 올려놓는 광경이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 나온다. 그 장면에 등장하는 만년필이 몽블랑, 크로스 등이었으며, 적어도 그런 만년필은 뭔가 웅변하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상징을 만들어 낸 제품이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은 경험 차별화인데 말 그대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직접 경험을 해봐야 보다 잘 알 수 있고 충성도가 생기는데 이렇게 형성된 관계의 끈은 잘 끊어지거나 느슨해지지 않는다. 이런 점을 잘 아는 회사는 고객을 유인하는 작전을 잘 구사하는데 한 가지 예로 싱글 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는 스코틀랜드의 한 회사에서는 제조 시설을 관람하고 직접 제조된 위스키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유료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공적인 상품을 차별화를 통해 창출하려면 몇 가지 유용한 방법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각 유형별로 간략한 방법론을 한 가지씩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기능 차별화는 뭔가를 더하고 빼고 줄이고 만들고 등의 궁리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겠다. 스타 마케팅은 상징 차별화를 하기에 가장 손쉽고도 적절한 방법이다. 그리고 경험경제의 유형을 구분하고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경험 차별화를 추진할 수 있겠다.
고객이 환영하는 가치를 창출해 내면 성공에 근접할 것 같은데 그 지름길을 원한다면 이 세 가지 유형의 차별화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다. 그런데 더 힘든 결정은 알고 행한다는 점이기 때문에 실행에 좀 더 집중하는 기업이 더 큰 성공을 이룰 것이다. 경쟁에서의 승리와 생존을 위해 많은 기업들이 차별화 전략을 선택하고 있지만 진정한 차별화는 어떠한 방법을 통해 달성되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