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상처 … 그래도 세상은 바뀐다
▲ 정승현 경기도의원이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의회

"언제나 그립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시골에서 태어나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의 상처를 목도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계에 몸 담았다. 그러면서 한 사람에 적극적인 용기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승현(민주당·안산4) 경기도의원의 이야기다.

정 의원의 어린 시절은 주변에 꼭 한명은 있을 법한 꿈 많고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 그는 1966년 전라남도 무안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보냈다. 반에서 1~2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이었다. 그리고 그는 학교 선생님, 법조인, 운동선수, 정치인 등 다양한 꿈을 꾸는 소년이었다.

그가 중학교 3학년이던 1980년 군사정권의 폭거에 맞서 일어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큰 충격과 함께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었다.

"무안에서 살며 아는 형들이 광주에 살고 있었고, 광주인근 시골에는 학생들과 시민군이 몰려와 도움을 호소하고 있었어요. 어떤 파출소는 문을 열어두고 시민군들이 무기를 가지고 가 싸울 수 있도록 돕기도 했어요. 중학교 때 그걸 절실하게 보고 광주에서 일어난 천인공노할 일에 분개했던 것이 생각나요."

이후 고등학교를 광주로 진학하며 민주화 운동을 더욱 체감했다. 광주 시내 전체에는 아픔과 희망이 공존했다.

"민주화 운동 이후에도 광주에서는 거의 매일 조선대와 전남대를 중심으로 한 학생운동이 벌어졌고, 직접 현장을 바라봤던 친구들의 이야기는 저를 민주화 운동과 떨어질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광주의 기억은 대학교를 진학한 후 본격적으로 분출됐다.

대학교 때부터 학생운동의 주역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987년 6·10 민주화 운동의 전선에서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쳤고, 군부독재 정권의 항복을 받아냈다.

반면, 양김의 분열로 인한 아픔도 겪었다. 전국 대학교 총학생회가 연대해 만든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도 창립 중앙위원 중 한명으로 참가했다.

학생운동과 함께 그는 대학교 생활을 하며 정당활동을 했다. 당에서 당직자로 일하며 경기도당과 지역위원회 등에서 일했다. 그러다 제15대 16대 국회에서는 여의도에서 국회의원의 일을 직접 돕기도 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정당에서 활동하며 개인적 명예나 입신양명을 할 수 있는, 정말 큰 회사에서 멋있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그러나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시민들과 국민들이 좀 더 좋은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해보고 싶었어요."

2002년에는 직접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국회에서 일하며 한 정치인이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절실히 배운 것 중에 하나가 한 사람의 적극적인 행동과 역할이 정말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의원이 제도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을 실감하면서 깨달았어요. '안되겠다. 내가 정치를 해야 겠다'고요."

그렇게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안산시의회에 입성한 후 내리 3선을 연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믿고 뽑아준 주민과 시민의 삶의 질과 주거환경 개선 등에 집중하면서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대를 이끌 수 있도록 현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것도 정치인의 몫이라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조례를 개·제정하고 제도를 바꾸며 불합리한 현 사회를 이끌어가는 활동을 멈추지 않아야 해요. 특히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로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는 일이 없도록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당선돼 도의회에 입성한 후에는 기획재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균형발전과 평화통일, 기본소득제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안산지역 시의원으로 활동하다 경기도에 오니 경기도 전체를 보고 균형발전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게 됐어요. 내 지역만 생각할게 아니라 공존과 평화를 생각하게 됐죠."

특히 기본소득제를 자본주의 시대의 한계를 이겨낼 수 있는 해법이라 보고 있다.

"현재의 우리 사회는 사회양극화와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고 이는 자본주의 체계에서 오는 병폐라 생각해요. 기본소득제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자본주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병폐를 없앨 수 있는 중요한 해법 중 하나에요. 마침 민선7기 경기도가 공약으로 기본소득제를 내걸고 있어 기본소득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지역구인 안산 월피·부곡·안산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와 관광, 체육 등을 활성화 해 성장동력 확보 및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첫 삽을 뜬 안산읍성 복원사업과 노후 된 양궁경기장의 체육문화센터 개축사업, 지역도서관 건립사업 등을 통해 지역의 볼거리와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정승현'이 주민들에게 언제나 함께했으면 하는 사람, 보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지역주민들의 격려에 보답하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불철주야로 뛰어다니고 있어요. 주민들에게 함께하고 싶은 사람, 다시 보고 싶은 사람, 참 그리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