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자원절약 명분 걸었으나 지역 "소통 않겠다는 것" 반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8월부터 종이신문 구독을 전면 중단했다.

예산 절감을 명분으로 내걸었으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거부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SL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역·전국·환경전문지 153부에 대한 구독을 중단했다.

SL공사는 비용·행정력·자원 절감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153부에 달하는 종이신문 구독료는 연간 2362만8000원이고, 주요 신문 전자스크랩 비용으로 연간 2006만400원을 별도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을 통한 기사 검색이 보편화함에 따라 전자스크랩용 온라인 구독으로 일원화하면서 종이신문 구독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SL공사는 멀쩡한 자원인 신문이 제대로 읽히지 않은 채 버려지는 데 대한 부담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다양한 여론 수렴과 지역 균형발전 도모를 취지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문화한 현행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과 정면 배치됨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무시한 처사란 지적이다.

최원재 인천경기기자협회장은 "공공기관의 종이신문 절독 선언은 언론의 비판 기능을 담은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다. 언론 발전 저해 행위로 판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종이신문 구독 중단은 시민사회와 소통하지 않겠다는 SL공사의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폐기물 전처리시설 추진 논란 등 수도권매립지와 관련된 주민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에 내려진 이번 SL공사의 결정에 대해 환경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종이신문을 절독해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SL공사의 변명은 궁색하다. 쓰레기 반입량 감소 캠페인이나 정화활동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 지역사회와 소통을 중단하겠다는 것 아닌지 숨은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