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익 도발, 전략적 대응해야"

 

▲ 송주명 한신대 교수

 

일본 아베정권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으로써 경제침탈의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전략적 경제영역을 통제해 한국의 산업과 경제, 나아가 민주적 정치를 파괴하겠다는 심산이다. 우리의 대응이 중요해진 이유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1965년 이래 불평등하게 구조화돼온 한일관계를 근본적으로 청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평화와 발전을 위한 새로운 관계 재구성의 초석을 놓아야 할 것이다.
이번 일본의 전면적 경제공격은 한일관계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적대적 관계로 전환시키겠다는 우익들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경제공격의 주체는 '일본 우익집단'이다. 파시즘과 제국주의에 대한 시대착오적 망상을 갖고 있는 집단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전체 일본인들과의 싸움으로 혼동해서는 안된다. 지금의 갈등은 동아시아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려는 일본 우익 파시스트들과 한국 및 동아시아의 민주적 시민들과의 대결구도로 봐야 한다. 이들 일본 우익의 힘을 체계적으로 약화시키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까닭이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한미일 삼각협력 등 전략적 협력관계는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 우익세력이 일본의 재군국화와 동아시아 전쟁구도를 심화시키는 상황에서 기존 한일간 군사, 안보협력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는 일본 우익정치를 견제하고, 그 위험성을 냉정히 관리하는 방식의 한일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국내 경제는 상당기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돼온 한일간의 구조적-전략적 불평등 경제관계를 우익들이 직접적으로 공격해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일 종속적 경제관계는 국내 부품산업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도외시한 채 손쉽게 돈을 벌어온 재벌주도 경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온 외형적 경제성장주의 산업정책의 결과로 더욱 고착돼왔다. 우리의 치명적 약점을 극복하는 산업경제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뼈를 깎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전략산업의 발전구상을 분명히하며, 가능한 짧은 시간내에 이를 뒷받침할 기술력의 축적과 대기업-중소기업, 자영업간의 상생적 구조 확보, 그리고 궁극적으로 산업자립화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한국과 일본의 감정적인 대립으로 흐르거나 정치적으로 지나치게 왜곡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도 일본의 우익세력들에 반대하는 건강하고 민주적인 시민사회가 존재한다. 그들은 우리의 연대세력, 곧 친구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폭넓은 민주시민들과, 일본의 건강한 시민사회, 그리고 아베 군국주의에 반대하는 동아시아 국가 및 시민들과 폭넓은 민주적 협력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아베 우익을 세계정치 및 일본정치에서 고립시키고 약화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