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다음날 29일 경술국치일
식품 리스트 등 노노재팬 공유
일본 음식점 '업종 전환' 고심기업들 "일본산 아냐" 선 긋기
경기지역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이 일본의 경제보복을 '제2의 주권침략'으로 보고 '기해왜란'이라고 칭하며 '제2의 독립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2·3·4·6·12·18·19면
이들은 일본의 두차례에 걸친 경제 보복을 '경제 식민지화' 계략이라며 일본 군국주의를 규탄하는 제 2의 촛불을 도내 곳곳에서 든다.
특히 시행 하루 뒤인 29일은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일본이 가져가는 내용의 한일병합조약이 강제로 체결되고 공포된 국권 피탈의 날인 경술국치일이어서 '일본 군국주의 부활'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일본이 독일과 달리 전범 국가 과거를 부정·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그릇된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모습을 자주 보인 탓이다.
▲'NO 일본' 촛불 들은 시민사회
시민들은 일본산 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식품 불매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바코드로 일본 제품 구별하는 법'도 공유하고 있다. 바코드에 적힌 숫자를 통해 원산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제품의 경우 국가 코드가 '88'이지만, 일본은 '45'나 '49'로 시작한다.
일본 제품 목록과 대체 국산품을 알려주는 '노노재팬' 관련 앱도 많은 도민이 다운받고 있다.
5만회 이상 다운로드된 'NO일본' 앱에서는 '때가 쏙 비트' 등 일본 세제 등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제품들을 소개해 도민들 사이에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도내 시민단체는 5일부터 공동행동에 나서거나, 강연과 불매운동 등을 벌이는 가 하면 도내 곳곳에서 일본군국주의를 규탄하는 촛불을 들 예정이다.
▲골목상권도 'NO 일본' 운동에 고심
일본 제품 사용이 많거나 일본을 상품화한 업계는 고심중이다.
일본을 상품화한 대표적인 이자카야, 라멘집, 사케집 등은 업종 변경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음식점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손님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설령 방문한 손님도 소주 등을 찾고 있다. 고양의 한 이자카야 관계자는 "경기도 안 좋은데 불매운동 때문에 문 닫아야 할 판"이라며 "언제까지 불매운동이 지속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된다면 업종을 바꾸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미용 제품을 쓰는 미용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주의 한 미용실 관계자는 "무코타, 밀본 염색 등 클리닉을 위한 약품부터 염색약까지 미용 제품엔 일본산이 정말 많다"면서 "일본 제품인지 물어보는 손님에게 솔직하게 말해주는데, 대부분 발길을 돌리고 있어, 국산 제품을 위주로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일본과 선 긋기 나서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은 일본 제품에 대해 선 긋기에 나섰다.
일명 기저귀통으로 알려진 밀폐휴지통을 판매하는 아프리카는 온라인 배송시 택배박스에 일본산 제품이 아니라는 문구를 붙여 놨다. 아프리카는 일본에서 출발한 기업인데다 제품까지 일본어로 표기돼 있어 대부분 일본 기업으로 인식돼 있지만 2008년 뉴웰러버메이드로 인수합병돼 지금은 미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뉴웰 회사는 포장지에 "최근 온라인상에서 언급되고 있는 일본산 제품과 관련해 미국 뉴웰브랜드 회사의 소속인 아프리카는 일본산 제품이 아님을 알려 드린다"고 표기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세븐일레븐은 일본 브랜드'라는 소문이 나오자 지난 1일 전국 9700여개 점포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안내문을 발송했다.
코리아세븐은 안내문을 통해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브랜드이며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당사는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남춘 기자·김채은수습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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