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시민혁명으로 일본 두렵게 만들자"
▲ 수원지역에서 역사학자로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는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가 4일 인천일보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안 쓰고 안 가고 … 日산업에 타격줘야"
수원시민행동 '신물산장려운동' 주축
기업간 불합리한 관행 없애기 제안도




"다른 방식으로 한반도를 침략하려는 일본의 야욕, 시민들이 결코 용납 안 한다."

박사이자, 수원 지역의 '역사 지킴이'로 저명한 김준혁(사진) 한신대학교 교수는 4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역사 활동을 해왔던 한 학자이자 시민으로서 이번 사태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아베 정부가 경제적인 침략을 통해 한반도 지배의 야욕을 드러냈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가 면밀히 분석한 일본 정부의 속내는 이렇다. 한국의 경제력이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자, 일본은 한국을 견제하기로 했다. 그리고 현재 '반일(反日)'에 가까운 사회 분위기를 전환한다.

김 교수는 "총생산량, 무역 등 한국 경제는 일본의 70~80%에 도달했고 장기적으로 일본을 추월한다는 예측이 전문가 등으로부터 나왔다"며 "일본은 이 부분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이에 한국 경제력의 주축인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라는 인물이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요시다 쇼인으로 알려졌다"며 "요시다 쇼인은 한반도 침탈의 주장을 담은 '정한론(征韓論)' 전파했고, 침탈에 가담한 이토 히로부미,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스승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베의 선조 또한 한반도 침탈에 역할을 했는데, 그도 요시다 쇼인의 제자로 결국 아베 신조의 DNA 자체가 우파적 성향이라는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힘을 잃었을 때, 국민이 '친일', '우익세력'을 지지하게 만들고 그 세력이 일본과 새로운 '조종통치'를 하도록 하는 게 아베의 생각"이라고 전망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 시민이 일본과 경제적인 대결을 한 바 있다. 이것이 해답이다."

김 교수는 '시민의 움직임'이 있는 한 일본이 품은 야욕은 성사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 김 교수는 최근 수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민운동의 한 축을 맡았다. 수원 시민단체들은 '일본이 일제강점기와 유사한 침탈을 꾀한다'고 규정하고 맞불전쟁을 결의한 상태다.

이들은 1000여개에 달하는 단체 및 3000여명에 달하는 시민이 힘을 모은 '일본경제침략 수원시민행동(가칭)'을 구성하고, 신(新)물산장려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그는 "1920년 시작된 물산장려운동은 일본이 심각한 방해를 폈음에도 성공했다. 극복방법을 여기에 착안하자"며 "일본물품을 안 쓰고, 일본여행을 가지 않는 등의 새로운 물산장려운동으로 우리도 일본 산업에 타격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기회로 국내에 뿌리내린 대기업-중소기업 간 불합리한 관행 등도 사라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것을 가져가고 중소기업은 신기술을 갖고도 활용 못하는 시스템이 만연하다"며 "우리는 기술력은 분명 있으나 질적으로 일본에 밀린다. 정부가 서둘러 제도 개선을 하고 지원도 한다면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가 이뤄질 것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일본이 제 아무리 흔들어봐야 우리 시민은 흔들리지 않는다. 강력한 시민혁명으로 일본이 두렵게 만들자. 시민이자 지식인으로 낼 수 있는 힘을 전부 보태겠다"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