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준 50.2% 502만 가구
올해 5월 주담대 39조8214억원
금리도 떨어지며 40조 돌파 예상
회사원 이정민(34)씨가 인천 계양구 안남초등학교에 다니던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아파트 아이들'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계양구에 계산택지가 들어서기 전 얘기다.

학교 주변엔 당시 주공아파트 제외하고는 엘리베이터 있는 집이 드물었다. 학교에서 경명대로를 지나 임학동에 살던 정민씨와 친구들은 빌라나 연립주택 사이 골목길에서 뛰놀며 지냈다.

그는 "지금 그때 초등학교 동창들 만나서 보면, 다들 근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특히 결혼하고 신혼집 장만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로 간 경우가 많다"며 "30대 접어들면서 주택 소유자들이 되니 맨날 만나면 아파트 정보 주고받는다"고 전했다.

▲인천 집 절반 이상은 아파트. 집마다 똑똑한 한 채 값어치 할까

6대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수도권에 속해 있는 인천은 몇 십년 동안 타지역에서 꾸준히 인구를 흡수하고 있다. 인천지역 부동산 매력은 서울과 경기도 집값 피난처라는 게 아직까지 업계 인식이다. 20~30년 전 연립주택, 빌라 주력이던 지역 주택 환경은 2000년 들면서 아파트 공급이 확대되며 지형이 변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주거환경통계'에 따르면 2007년 41만4413호이던 인천 아파트 규모는 2017년 54만4102호로 10년 새 31.3% 늘어났다.

비슷한 경제 수준인 부산은 같은 기간 49만8174호에서 63만613호로 26.6% 늘어난 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에 인천 전체 주택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파트가 차지하게 됐다. 2007년 총 85만1300개 주택에서 아파트 비율은 48.7%이었는데 2017년 108만4200개 주택에서 50.2%로 1.5%p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40조원 눈앞. "적어도 팔 때, 은행 이자는 나와야지"

얼마 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박민수(43·인천 부평구)씨는 매일 퇴근길 주차하며 '이게 한 달 100만원 값인가'라고 생각한다. 박씨는 부족한 자금 사정에 맞춰 1억 넘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한 달 원금과 이자가 100만원 남짓이다. 전에 살던 연립주택 주변은 저녁 7시만 넘으면 주차난으로 아수라장이었다.

먹고 사느라 받는 생계형 대출부터 직장 갖고 소위 '지르는' 마이너스 통장,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융까지 빚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무게감은 주택담보대출이 압도적이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2008년 19조8228억원이던 인천지역 주택담보대출은 2018년 10년 만에 38조7536억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이런 주택담보대출 확장세는 대출 금리 인하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공급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올해 5월 기준으로는 39조821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00억원 넘게 올랐다. 더군다나 지난 6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2.74%로 한 달 전보다 0.19%p 내리면서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 올해 안에 4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