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주 인천테크노파크시정협력관

 

얼마 전 정부(중소벤처기업부)는 인천시가 스타트업 파크 광역지자체 공모에서 최종 유치도시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14개 지자체가 경쟁했으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투모로우 시티가 당당하게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수년 동안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투모로우 시티가 비로소 기지개를 켜고 내일을 향해 힘차게 걸어가는 모습이 연상되어 매우 기쁘다.
지난 2009년 8월7일~10월25일 개최된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인천을 세계에 알리고 투자유치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각종 전시와 페스티벌, 국제회의 등 21세기 미래도시를 지향하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국내외 수많은 관람객을 모으며 인천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산적한 현안들을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행사와 많은 시 예산을 소모했다는 비판이 수년이 지난 후 양존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도시축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탄생된 건물이 바로 투모로우 시티로 2008년 공사 착공 후 1년 만에 준공했다. U-시티 홍보관, 공항버스 환승센터로 이용되다가 축전이 끝나자마자 바로 애물단지 유령건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시공사와 건축주, 특수목적법인(SPC),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도시공사 등이 소유권과 공사비 정산 등의 소송에 휘말리면서 대법원까지 진행된 지루한 법정 공방 속에 2018년 민선 7기 들어 분쟁이 정리됐다. 최종적으로 인천도시공사가 투모로우 시티 시설물과 토지의 소유권을 행사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다행스럽다.

나는 당시 인천세계도시축전 조직위원회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본부장, 인천도시공사 본부장직을 수행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복판 핵심 상업용지에 부지면적 3만㎡, 장부가액 3000억원(토지 1854억원, 건물 1149억원)이 넘는 공공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통감한다.
투모로우 시티를 리모델링해 변하게 될 스타트업 파크는 인천시가 주도하고 인천테크노파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상호 협력해 추진된다.
정부에 제안한 주요 내용은 인천만이 지닌 특화된 스마트시티 기술, 바이오, 마이스(MICE) 산업 등을 융합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창업공간으로서의 기능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스타트업 파크는 공간적 측면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스타트업(Start-Up)타워, 육성·지원하는 네트워킹(Networking)타워, 실증지원을 하는 실증(Demonstration)타워로 구성된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인천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정부기관과 민간기업들의 집적화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창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때마침 중기부도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중관춘 같은 개방형 혁신창업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3년간 스타트업 파크 조성에 121억원이상 지원을 약속한 상태여서 더욱 신뢰감이 든다.
요즘 인천테크노파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들이 빈번하게 중기부 방문을 통해 후속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기부 간부들이 스타트업 파크 사업 공모 선정에 탈락한 지자체 관할 국회의원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반드시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할 명분이 또 하나 생긴 것이다. 그동안 잠들어 있던 투모로우 시티가 비상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