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교수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으로 직장생활의 풍속도와 생활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노동 시간은 감소하는 반면 여가 시간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과 여가 시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 일과 여가 시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현대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한여름 개미는 열심히 땀 흘리며 일만 하는데 베짱이는 나무 그늘 밑에서 노래만 부르며 놀이에 빠져 있다. 개미는 속으로 분명 겨울이 오면 베짱이가 자기 집에 식량을 구하러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더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겨울이 되어도 베짱이는 식량을 구하러 오지 않았다. 개미는 베짱이가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먹을 것을 챙겨 베짱이 집에 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여름 내내 놀기만 하던 베짱이가 화려한 궁궐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개미는 궁금해서 물었다. "넌 여름 내내 노래만 부르고 놀기만 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야?" 그러자 베짱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노래만 부르며 신나게 살았더니 음반회사에서 음반을 내줘 대박이 터졌다네." 열심히 일만 했던 개미는 디스크에 걸려 다리를 절며 집으로 돌아왔다.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재미있기까지 한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한 번쯤 이전의 관행적 삶의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한다. 이제는 오로지 일만 하는 개미가 되거나, 그렇다고 놀기만 하는 베짱이가 되어서도 곤란하다. 개미처럼 일도 열심히 하지만 동시에 삶의 과정과 여가도 즐기는 베짱이인 '개짱이'가 돼야 한다. 그래야 조화롭고 행복한 삶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죽기 3일 전, 그의 가족과 친구들이 모였다. 그 중 어떤 사람이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자네가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데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보게."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좀 더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다. 그 위인은 우리에게 '재미있게 살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난 것이다. 우리 모두 놓치지 말고 귀담아 들어야 할 귀한 일침이 아닐 수 없다.

삶을 조금이나마 살아보니 느끼는 바다. 인생이라는 시계 바늘이 퍽이나 쉬이 흘러간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덜 후회하고 만족스런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이나 여가 중 어느 한쪽에만 치중하기보다 일과 여가 간의 균형, 조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