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서울 망우리공원묘지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 60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대학생 서포터즈 '청년 조봉암' 단원들이 추모곡을 합창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저들의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 하나 없는데."

31일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 60주기 추모식'. 간밤부터 내린 비가 계속되는 가운데 죽산을 기억하는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에는 '청년 조봉암'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대학생 14명도 있었다.

'청년 조봉암'은 죽산 추모식을 준비한 대학생 서포터즈다. 이들은 죽산 묘비 옆에서 그를 기리는 노래를 불렀다. 거센 바람에도 꼿꼿이 서 있던 선생의 삶을 담은 '상록수'와 남북 평화를 기원하는 '홀로 아리랑'이 이들 입에서 흘러나왔다. 대학생 강태희(26)씨는 "평화통일을 지향한 죽산 선생의 뜻을 표하고 싶었다. 청년들의 마음이 잘 전해졌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년 조봉암'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죽산 관련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 2월 죽산의 출생지인 강화도 탐방이 출발점이었다. 이들은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회원들과 함께 강화읍에 남아 있는 선생의 흔적을 따라 걸었다. 강화역사관 입구에 있는 죽산 추모비, 강화 3·1독립운동 기념비 등을 돌아봤다. 지난 5월에는 죽산이 고초를 겪었던 서대문형무소도 찾았다. 그리고 이번 60주기 추모식으로 정점을 찍었다.

'청년 조봉암'은 죽산의 뜻을 이어받아 청년 목소리를 내는 데 보폭을 넓히기로 했다. 우선 8월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 조봉암' 공식 발대식을 연다. 발대식에 이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를 초청해 근현대사 특강을 듣고 시대적 과제도 고민한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대학생 권다안(25)씨는 "시대정신을 논한 죽산 조봉암 선생처럼 남북 문제와 같은 현안 해결에 청년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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