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볼협·생활체육회 새 규정안 마련·변경 요구하자 "자율권 침해" 반발

화성시립 코리요 여자야구단이 상급 단체인 생활체육회와 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와 갈등을 겪으면서 창단한지 3년만에 해체 위기에 놓였다.

협회와 생활체육회가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운영 규정안을 여자 야구단에 제시하자, 자율권 침해란 이유로 이를 거부해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31일 코리요 여자야구단과 생활체육회 등에 따르면 시는 2014년부터 수원지역에서 동호회 모임으로 활동해온 글러브팀을 섭외해 화성시립 코리요 여자야구단을 2017년 2월 공식 창단했다.

당시 감독과 코치 등 22명으로 구성된 야구단은 화성시로부터 경기 참가와 훈련용품 지원 명목으로 연 2100만원을 지원 받고 있다. 야구단은 그동안 자체로 만든 규정안에 따라 운영해왔다.

그러나 상급단체인 야구소프트볼협회와 생활체육회는 지난 27일 정남면 주민센터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코리요 여자야구단 운영규정안을 새롭게 마련해 제시하자 여자야구단원이 반발해 야구단 탈퇴를 결의했다.

이날 탈퇴를 동의한 단원은 회의 참석자 19명 가운데 14명이다. 이후 이날 회의에 불참했던 단원 8명도 탈퇴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단원은 27명이다.

문제가 된 운영규정안에는 야구단은 협회의 관리감독을 받아 운영하고 코칭스태프는 협회 회의를 통해 협회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했다.

또 야구단 감독은 2급 생활스포츠 지도사 자격증, 야구전문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을 갖추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여자야구단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자율적 운영을 무시하고 사실상 상급단체인 협회의 지휘 통제아래 놓고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는 '갑질 행태'라고 반발했다.

여자야구단은 "협회가 현 감독을 비롯한 임원진을 교체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채우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1월 운동복 구입과정에서 협회가 추천한 납품업체를 선정하지 않자 보복에 나선 것"이란 주장도 했다.

한 임원은 "협회가 한 야구용품업체를 추천했지만 가격이 다른 업체보다 150만원 정도 비싸 납품업체로 선정하지 않았다"며 "이후 협회가 여자야구단 운영에 대한 간섭이 잦아졌다"고 했다.

반면 생활체육회와 협회는 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력 향상과 단원간 내부갈등 해소를 위해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운영규정안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활체육회 관계자는 "운동복 구입의 경우 지역 업체에 납품 우선권을 주기위한 추천이었을 뿐만 다른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의 발단은 여자 야구단 단원간 불협화음으로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야구단원 2명이 지난 4월 "감독이 독단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한다"며 체육회에 민원을 제기한바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야구단원들이 탈퇴를 결정했지만 행정 처리는 하지 않은 상태"라며 "협회와 체육회, 여자야구단의 주장이 서로 달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화성=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